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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하이트진로 사태와 노동의 종말...노동자의 적(敵)은 누구인가

 

【 청년일보 】하이트진로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민노총 화물연대 노조의 하이트진로 본사 불법 점거 농성과 파업 장기화로 피해가 발생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하이트진로 본사 불법점거 농성을 지지하기 위해 18일 전국에서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900여명이 모였다. 서울 청담동 하이트 진로 본사 광고탑 위에는 노조원들이 걸터 앉아있고, 영동대로 3개 차로를 조합원들이 가득 채웠다.

 

오후 2시부터 일반 차로 6개 중 절반이 통제되면서, 영동대로 봉은사에서 영동대교 방향에 심각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남는다. 애초 파업의 시작도 시민들의 피해, 하이트진로 소비자의 피해를 담보로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 측이 인도 위에 천막을 치고 상주하고, 일부 조합원들이 노상방뇨를 하면서 인근 주민들도 불편을 겪는 상황이 연출되며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화물연대 소속 하이트진로 조합원들은 앞서 지난 6월 운임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하이트진로가 교섭에 응하지 않자 파업 수위를 높여왔다. 

 

이들은 운송료 인상과 계약 해지된 132명의 전원 복직, 회사의 손해배상소송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수양 물류라는 물류회사에 운송을 위탁했기 때문에 노사 관계가 성립이 되지 않아 교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하이트진로 본사 불법 점거 농성은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물으며 시작됐다. 소비자를 담보로 파업을 시작하고 발생한 손해에 대해 하이트진로가 소를 제기하자 이마저 무효화하라며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검한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이천, 청주, 홍천으로 이어진 불법 점거와 파업의 원인을 사용자측인 하이트진로에 덧씌우는 프레임은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다 할 수 있다. 관련해 하이트진로의 무성의함을 주장하는 것도 일견 맞는 말인 듯하기도 하다.

 

그러나 본질적인 부분, 특히 노조가 주장하는 법률의 준수와 관련 노조의 주장이 타당성은 고사하고 정당성마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른 일이라는 아시타비(我是他非)라는 신조어가 들어맞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측에 준법을 강조하면서도 손해배상과 관련 노조의 불법행위는 없던 것으로 해달라는 주장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노조의 시위와 관련 최대한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듣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을 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사태에서 보듯,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투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노조의 불법 점거와 시너 등을 내세운 위협은 이미 시민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사회적 위협으로 다가온다. 하이트 진로는 인화성 물질을 들고 건물을 점거한 조합원 4명에 대해 방화 예비, 집회시위법 위반,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고소장을 토대로 이들을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이트진로는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소를 철회하라는 입장을 밝히며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에서 고도의 산업화와 이에 따른 인간성의 상실 메커니즘으로 노동자의 삶이 파괴되는 현상을 그렸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은 노동의 종말을 부르는 진혼곡으로 노동자의 적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던진다.

 

변화한 시대, 과거의 구태(舊態)로부터 탈피하지 못한 불법파업의 진혼곡은 악순환으로 남아 노동의 종말을 부를 뿐이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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