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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현준·조현상' 독립경영 체제 전환…재계 "형제의 난 방지 차원"

'독립 경영체제 강화'…효성그룹,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
효성 "책임경영 강화·주주가치 제고 차원 신규 지주사 설립"
재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사전 차단을 위한 행보로 풀이

 

【 청년일보 】 '형제 공동경영체제'를 유지해오던 재계 순위 31위(2023년 기준) 효성그룹이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그룹내 지주사를 추가로 신설하면서 '형제 독립경영' 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지난 2018년 ㈜효성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지 6년 만이다.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 장기화 등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것이 효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재계 안팎에선 이번 독자경영 체제 전환을 두고 형제간 '경영권 분쟁'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14년 당시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가 회사 지분 전량을 매도하고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맏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배임 의혹으로 고소·고발하 등 효성그룹은 이른바 '형제의 난'을 겪었다.

 

재계 관계자는 "표면상으로는 각 회사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계열분리를 본격화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 '불씨'를 잠재우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해석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23일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IS),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이에 신설지주 인적분할 안건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고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회사 분할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효성그룹 측은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을 통해 섬유·중공업 중심의 기존 주력사업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3남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사를 이끌며 글로벌 첨단소재 사업을 비롯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신설지주의 중심이 되는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수소에너지용 탄소섬유, 방산 소재인 아라미드 등을 생산한다.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M&A 기회를 모색해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효성의 이번 각자경영 체제 전환을 두고 재계 안팎에선 과거 '형제의 난'으로 홍역을 치렀던 효성그룹이 추후 이와 같은 오너가(家) 내 경영권 분쟁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한다.

 

앞서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2014년 조현준 회장 등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고발하며 오너일가의 '형제의 난' 발발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준 효성 지분을 각각 21.94%, 21.42%씩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이 비슷한 만큼 향후 경영승계 시 분쟁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다면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나아가 '백년 기업 효성'이란 목표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주력 사업별로 나눠 지주사로 분리하면 분쟁의 여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향후 존속·신설 지주회사가 각자 이사진을 꾸린 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서로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완전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각자 독립 경영체제의 시동을 건 만큼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에 들어갔다고 해도 무방하다"면서 "두 형제의 이원화 체제로 효성 집안의 내홍이었던 제2의 '형제의 난'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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