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전세계적으로 4차산업 혁명이 대두되면서 유통업계도 미래 먹거리 선점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푸드테크(FoodTech)'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도 로봇 요리사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실생활에도 푸드테크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식품산업 속에서 푸드테크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은 식음료 서비스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사명(社名)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했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3D프린팅,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식품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한화푸드테크는 푸드테크 구현을 위해 한화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 협업할 방침이다. 양사는 기술 교류 등 상호 협력방안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최근에는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Serve Automation)과 자산 양도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피자 로봇 시장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스텔라피자는 12인치 크기의 피자를 만드는 데 불과 5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아울러 완전 자동화 시스템과 철저한 품질관리(Quality Control)를 통해 인건비 등 비용 최소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창업자는 스페이스X에서 로켓과 위성용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한 벤슨 차이로, 이번 계약 체결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직접 미국 현지를 수차례 오가며 공들인 끝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또한 푸드테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올해 1월 열린 세계 전자제품 전시회 CES2024에 참석했다.
당시 구 부회장은 사업전략, 글로벌, 기술경험 혁신 등 직접 구성한 참관단을 이끌고 CES 2024 기간 내내 현장에 머물며 푸드테크, AI, 헬스케어 등 다양한 관련 전시 부스를 참관했다.
아워홈은 이미 2019년 세정실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자동 식기세척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재 전국 구내식당에 '화재예방 시스템 및 관제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두산로보틱스와 푸드테크 분야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력을 체결하고 푸드테크 협동로봇 솔루션 개발, 로봇 자동화 기술 컨설팅 등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급식 및 외식 점포 대상 인력난 해소, 작업 편의성 향상 및 프로세스 혁신(PI, Process Innovation) 등 업무 효율성 증대 차원에서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
또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개인 맞춤형 솔루션 제공, 빅데이터 기반 메뉴 구축 등을 위해 AI, IOT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적용했다.
특히 최근 '자동볶음 솥'을 본사 구내식당에 도입했으며, 제품 개발업체와 사용자 중심의 개선사항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제품도 준비 중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향후 식수 손실율을 최소화하는 식수 현황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AI 기반 무인 편의점 개발, 신규 자동화 조리장비 스마트 서비스 구축 등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서울대학교 푸드테크센터, 한국푸드테크협의회와 손잡고 외식 및 급식업의 미래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선다.
기술 솔루션을 활용해 인적자원 의존도가 높은 산업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사업 효율성 제고방안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이들은 미래형 외식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목표로 푸드테크 기반 솔루션 콘텐츠 개발, 기술 협력업체 발굴, 가설모델 검증 등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공동 수행한다.
미래형 급식 서비스 고도화를 목표로 한 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인사이트와 의학, 영양학 등 학술적 지식 자산을 상호 공유하고 영유아부터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푸드 서비스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은 2022년 오픈한 영동 고속도로 안산 복합 휴게소에 요리로봇과 디지털 무인배송 서비스 등 푸드테크를 접목했다.
1층 대형 식당가 코너에서는 로봇이 조리해 주는 볶음요리를 즐길 수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볶음요리 전문 요리로봇 '로봇웍'을 도입해 조리사들이 무거운 웍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조리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고 전문 조리사 수준의 맛과 품질을 구현 중이다.
로봇웍은 조리 알고리즘 데이터에 기반해 전문 요리사들이 채소를 기름에 볶을 때 웍을 흔드는 모션과 웍에 불을 켜고 화력 조절을 하는 모션, 기름 투입 등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레시피에 따라 조리사가 웍에 재료를 넣으면 로봇웍이 기름을 투입하고 불을 켜고 화력을 조절해 볶음 요리를 완성하는 원리다.
로봇웍에서 볶은 재료는 마라탕, 볶음밥, 덮밥 등 총 8개 메뉴에 활용된다. 안산휴게소에는 2대의 로봇웍이 있으며, 1시간 기준으로 대당 약 25인분, 총 50인분을 조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로봇 바리스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언택트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푸드테크라는 새로운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F&B 시장 트렌드가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성장한 푸드테크는 최근 식품산업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부상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약 3천420억달러(한화 4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CES 2024에서 약 70개 기업들이 푸드테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정부도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온(기업가치 1조원) 기업 30곳 육성 ▲푸드테크 수출액 2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지원에 나서는 등 산업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시대 흐름이 푸드테크로 옮겨가고 있어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모든 업종에서 AI나 로봇 등이 뜨고 있어 식품사들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에 나서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