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 강서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같은 지역에 출마한 김일호 국민의힘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 훼손을 이유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현진 강서구의원과 김경훈 서울시의원이 한정애 후보에 선거사무소 개소식 주민센터 집기류 대여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특혜의혹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3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병 국회의원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에 따르면 선대위는 지난 1일 오후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국회의원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 및 '명예훼손죄' 로 고발했다.
선대위는 김일호 후보가 "상대방을 낙선시키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수많은 유권자들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정애 후보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한정애 선대위 측 김병진·장상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선거운동을 위해 한정애 의원의 선거사무소 임대료에 관해 의혹을 제기한 '한정애 의원, 정치자금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 언론기사를 링크 형식으로 강서구 유권자들에게 발송하는 메시지를 통해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언론사는 한정애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이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에 사용하고 있단 의혹을 제기했다. 또 건물주인 메디힐이 화장품 관련 기업이란 점을 들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한 의원에 대해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 가을부터 서울시 강서구 공항대로(등촌동)에 위치한 등촌역 도보 1분거리의 한 건물 1층을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130만원으로 임대해 지역사무소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9호선 등촌역 8번출구에서 불과 30m 떨어진 초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보증금 2천만원, 월세 130만원이라는 낮은 가격의 임대조건에 한정애 의원 사무소 임대료가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는 내용이다.
한정애 후보는 김 후보가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기 전인 지난달 29일 입장문과 언론보도를 통해 한정애 후보가 입주한 건물 자체의 임대료에 관해 상세한 사실관계를 밝힌 바 있다.
한 후보측은 "기초적 사실관계조차 틀린 악의적 보도"라며 "해당 건물이 상권이 전혀 형성돼 있지 않고 바로 뒤로 100m 가량 공항대로를 따라 야산과 이어져있는 도로와 인도만 있는 곳이라 상업시설로는 가치가 낮고 오래된 노후건물이란 점, 임대인이 층당 임대료를 대략 140만~150만원으로 책정했고 한 의원 캠프 뿐만 아니라 다른 임차인도 유사한 수준의 임대료로 임차한 선례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의혹을 일축했다.
고발장에서 선대위 측은 "김 후보가 부실한 보도에 기대 다른 실질적인 근거 없이 최소 수 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들에게 선거운동문자를 통해 한 후보의 특혜 의혹을 주장했다"며 "이는 한 후보의 낙선을 위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공직선거법 위반임과 동시에 허위사실로 한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선거에서 한 번 허위사실이 공표되면 그것이 나중에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이미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시킨 영향이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공직선거의 영역에서는 어떤 후보의 낙선을 위해 의혹을 제기한 자에게 엄중한 소명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측은 또 "한 후보가 사실관계와 입장을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김일호 후보는 아무런 추가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부실한 언론보도 살포로 선거의 공정을 해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유권자의 축제인 선거가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반정치·정치혐오에 기댄 정쟁으로 흘러 매우 유감이다. 한 후보는 구민 행복과 강서 발전을 위해 선거 마지막까지 정책선거로만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안에 대해 김일호 후보 선거캠프 입장을 듣기위해 관계자들에게 답변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 1일 국민의힘 소속 강서구의원과 서울시의원은 한정애 후보에 선거사무소 개소식 주민센터 집기류 대여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강서구의회 국민의힘 김현진의원과 서울시의회 김경훈의원은 한정애 후보와 진교훈 강서구청장, 한상욱 강서구의원 등 6인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은 앞서 지난달 16일 한정애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종료 후 접이식 책상 및 의자 등 집기류가 행사 이후 등촌2동 주민센터로 옮겨진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앞서 한 언론은 한정애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끝난 뒤 민주당 소속 강서구의원과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공무수행'이라고 적힌 트럭에 책상, 의자 등 집기류를 실어 등촌2동 주민센터에 도착해 선거 기간 투표소로 활용되는 등촌2동 주민센터가 한정애 후보에게 집기류를 대여해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김현진 의원은 "현직 구의원이 선거사무소 개소식 다음날 공무수행 트럭에 접이식 책상과 접이식 의자를 싣는 모습이 명확하게 드러났고, 개소식에서 사용된 정황도 확인됐다"며 "집기의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집기류의 사용가능한 상태의 이익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동사무소 집기가 나온 것에 대해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한정애 후보가 나는 몰랐다는 답변을 하면서 쓰지 않고 돌려줬다고 말했는데, 누가 이익을 취했는지 조사에 성실히 임하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정애 의원실 관계자는 "집기류 문제는 한정애 의원과 전혀 무관한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선관위 조사가 이미 끝났다"며 "선관위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기류는 지역구 구의원이 임의로 대여 한 것으로, 한정애 의원을 포함해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