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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후원부터 치료비 전액 지원까지"…재계 총수들 '남다른 선행' 재조명

"충격 커 머릿속 하얗다"…이재용 회장, 20년 남몰래 후원 사연 '눈길'
최태원·구광모·박정원, '간병돌봄' 가족 손길…LG·두산, 25억원 후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스노보드 유망주' 최가온 치료비 전액 후원

 

【 청년일보 】 오늘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서민 중심의 선한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재계 총수들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남다른(?) 선행이 세상에 공개되며 적잖은 감동을 주고 있다. 고(故)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소개하는 책 '의사 선우경식'에 이 회장의 선행들이 담기며 세상에 알려지면서다.

 

책에 따르면 지난 2003년 6월 이 회장이 상무로 재직 중이던 시절, 극비리에 '요셉의원'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요셉의원은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거주하는 아픈 사람들을 무료로 진료해 주는 병원으로 선우경식 원장(1945~2008)이 지난 1987년 개원했다. 선우 원장은 그 해 열린 '13회 삼성 호암상 사회봉사상' 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복귀해 경영수업을 받던 이 회장은 그 해 상무로 승진했다. 평소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았던 이 회장은 당시 선우 원장의 선행에 감명을 받고 요셉의원을 방문하게 됐다.

 

병원을 둘러본 후 선우 원장은 "이 상무님, 혹시 쪽방촌이라는 데 가보셨습니까?"라고 물었고, 이 회장은 "제가 사회경험이 많지 않고 회사에 주로 있다 보니 쪽방촌에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선우 원장은 쪽방촌을 방문해 볼 것을 이 회장에게 제안했다. 이 회장이 흔쾌히 동의하며 두 사람은 함께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의 단골환자가 거주하는 집을 방문했다.

 

쪽방촌 가정을 방문한 이 회장은 아주 작은 방에서 네 명의 가족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방문한 쪽방촌에는 맹장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누워 있었다.

 

저자는 "선우 원장 어깨너머로 방 안을 살펴본 이 상무는 작은 신음 소리를 내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고 전했다.

 

쪽방촌을 둘러본 이 회장은 다시 요셉의원으로 왔고 선우 원장은 "빈곤과 고통으로 가득한 삶의 현장을 보셨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회장은 "솔직히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 지금도 머릿속이 하얗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안주머니에서 1천만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건넸다. 그 이후부터 이 회장은 매달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이 회장이 요셉의원에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을 이어온 일화가 뒤늦게 공개되며 그의 '상생' 행보가 새삼 재조명받고 있다. 삼성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불안정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소외된 이웃들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재난이 닥쳤을 때도 기부에 앞장섰다. 일례로 지난해 7월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로 피해를 겪은 이재민을 위해 대규모 성금과 구호물품 지원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상생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정신협의회(ERT)는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제4차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행사를 열고 간병 돌봄 가족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가족 내 중증질환자가 있을 때 구성원이 느끼는 극단적인 경제적·심리적 부담인 간병 돌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중증질환, 장애를 가진 가족의 돌봄 및 생계를 책임지는 13∼34세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과 소아암 환우 가족에 대한 지원이 추진된다.

 

해당 프로젝트를 계기로 LG와 두산은 간병돌봄 가족 지원을 위해 25억원의 '통 큰'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은 소아암 전문 지원재단인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환우와 보호자가 이용할 수 있는 가족쉼터 운영비 15억원을 후원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이 기부금으로 서울 대학로와 교대 인근에 가족쉼터 6곳을 새롭게 열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전국 가족돌봄청년을 대상으로 매년 10억원 규모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원금은 가족 간병과 의료비, 학습 환경 조성, 주거 공간 개보수, 냉난방 등에 사용된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6년 동계올림픽 메달 유망주 최가온 선수의 치료비 전액인 7천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스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최근 수술 및 치료비 지원에 대한 감사 편지를 신 회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2008년생인 최가온은 지난해 12월 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 한국 선수로는 2021년 이상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스키 종목 월드컵 챔피언이 됐다.

 

올해 1월 강원도에서 열린 청소년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스위스 월드컵 대회 도중 허리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청소년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메달 유망주의 부상 소식을 들은 신 회장은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며 어린 선수가 부상을 털고 하루속히 재기하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현재 최가온은 다음 시즌 설원 복귀를 위한 재활 운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회장은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남다른 스키 사랑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4년 대한스키협회 회장사를 맡았고, 신 회장은 2018년까지 직접 협회장을 역임했다. 롯데그룹은 10년간 설상 종목에 220억원 이상 후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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