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4/art_17618913971599_50c3a6.jpg) 
【 청년일보 】 엔비디아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을 중심으로 정부와 국내 대기업·클라우드 사업자에 총 26만장의 GPU를 공급하는 대규모 협력을 발표했다. 공급 규모는 모델당 가격을 감안할 때 10조~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을 AI 인프라와 플랫폼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는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걸쳐 총 26만장의 GPU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고 31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최대 5만장, 삼성·SK·현대 각 그룹이 최대 5만장씩,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장을 도입하는 구조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물량 투입으로 한국의 전체 AI GPU 보유량이 기존 약 6만5천장에서 30만대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되는 핵심 제품은 엔비디아의 최신 GB200(그레이스 블랙웰)이며 일부는 RTX 6000 계열도 혼용될 예정이다. 각 수요처는 단순한 하드웨어 확충을 넘어 엔비디아의 CUDA-X, NeMo Tron(대형언어모델), 옴니버스(디지털 트윈) 등 소프트웨어·플랫폼을 활용해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AI 팩토리를 "지능을 생산하는 장소"로 규정하며,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5만장의 GPU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생산 과정에 적용되는 대규모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현한다.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과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해 제조 속도와 수율 향상을 노린다. 또한 코스모스와 아이작(Isaac) 로보틱스 플랫폼을 통한 차세대 로봇 개발도 추진한다.
SK그룹은 반도체 연구·생산과 클라우드 인프라 발전을 목표로 AI 팩토리를 설계·운영할 계획이며, SK텔레콤은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을 활용해 국내용 '소버린(주권형) AI' 인프라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한국 정부의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협력,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는 약 3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수반한다.
LG는 로보틱스·의료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LG AI연구원의 초거대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암 진단 연구 등 헬스케어 생태계 지원에 나선다. 또한 네이버클라우드, NCAI, SKT, 업스테이지 등과의 연계를 통해 소버린 LLM 개발 계획도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통신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학계와 협력해 AI 네이티브 6G 무선망과 AI 기반 무선접속망(RAN) 개발을 추진한다. 삼성전자·SK텔레콤·KT·LG유플러스·연세대 등이 참여한다. 한편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함께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설립, 국가 슈퍼컴퓨터 '한강'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연구도 전개할 예정이다.
글로벌적으로 GPU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한국의 산업 생태계와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해 우선 배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물량 특성상 최종 인도까지는 상당한 리드타임이 소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는 GB200 가격대(약 3만~4만달러)를 고려할 때 이번 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며, 제조·통신·모빌리티 등 전 산업의 AI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칩 공급' 차원을 넘어 엔비디아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체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 이번 협력의 핵심이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깊숙이 연결되며, '주권형 AI' 구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로 이어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PEC CEO 서밋 등 공식 무대에서 한국과의 폭넓은 협력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천명했다.
한편, 이번 협력은 반도체·제조·통신·게임·스타트업에 이르는 국내 생태계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향후 실제 장비 도입 시점, 운영 주체와 데이터 거버넌스 구조, 그리고 기술·인력 전환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