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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우려" vs "가치관 존중"...증권가, 비혼 지원금제 도입 '확산일로(?)'

결혼 문화에 대한 가치관 변화…일부 기업, '비혼금 제도' 도입
NH투자증권·SK증권 비혼지원금 도입 속에...대신증권도 가세
LG유플러스, 비혼 선언 직원 기본급 100%·유급휴가 5일 제공
정부 "비혼금 제도, 저출산 위기극복 역행 흐름 비춰질 공산 커"

 

【 청년일보 】 최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출산장려 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일부 민간 기업에서 비혼 지원금을 도입, 정부 정책과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시대가 변천하면서 과거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고 결혼문화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비혼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서다. 비혼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결혼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기혼과 비혼 직원들 간 '복지 차별'을 없애겠다는 의지이나, 정부 정책에 반하는 만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 비혼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대신증권도 비혼금 제도를 추진하는 등 확산되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우리나라가 사상 최악의 저출산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만큼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서 이러한 제도가 자칫 출산장려 정책을 저해하는 행위로 읽힐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사무금융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산하 대신증권 지부는 최근 회사측과의 단체교섭에서 비혼자 특별복지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만45세 생일을 맞이한 비혼 조합원에게 결혼시와 동등한 경조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시대가 변천하면서 과거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고 결혼문화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 따라 '비혼금' 제도를 도입하려는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노조측에서 요구가 들어온 건 맞다"면서도 "현재 노사가 협의 중인 사항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권내 일부 기업은 비혼 선언 지원금 제도를 이미 도입된 상태다. 

 

NH투자증권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결혼하지 않은 임직원들에게 결혼 축하금과 같은 기본급 100%를 지급하는 비혼 선언 지원금 제도를 시행 중이다. 다만 지원금을 받은 임직원이 결혼을 하게 될 경우 결혼 축하금을 받지 못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비혼을 권장, 장려한다기 보다는 기혼자 혹은 자녀 관련 복지가 많아 직장내 복지 차별을 우려한 차원에서 생긴 지원금으로, 개인 가치관 및 선택을 존중하는 차원으로 마련됐다"고 전했다.

 

SK증권 역시 지난해 근속기간 5년 이상, 만 40세 이상 비혼 직원에게 축하금 100만원과 유급휴가 5일을 제공하기로 한 노사합의안을 최종 확정해 시행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비혼 축의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사측에 요구, 연내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결혼한 직원에게 유급휴가와 축하금 등을 지급하고 있는 만큼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직원도 결혼에 준하는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비혼 지원금 도입 관련해 노조 내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공식적으로 요구가 들어온 건 없지만 들어온다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도 직원 복지 혜택 차원에서 비혼 지원금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초,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유급휴가 5일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내 4대 그룹(삼성·현대·SK·LG) 가운데 LG그룹 계열사 중 처음 시행한 사례다. 비혼 지원금을 제공받는 대상은 근속 기간 5년 이상 직원 중 만 38세 이상이다. 

 

다만, 사측은 비혼 지원금을 받고 이직하는 등의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지원금을 받은 후 2년 간의 필수 근무, 비혼 지원금을 받은 직원이 결혼하면 추가 결혼 지원금은 받지 못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도입배경에 대해 "축의금 같은 혜택이 기혼자들에 국한됐고 형평성 차원에서 미혼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2022년 9월 '미혼 경조비' 제도를 도입했다. 만 40세 이상 미혼 임직원이 미혼 경조비를 신청하면 회사가 결혼하는 임직원과 같은 수준의 축의금과 유급휴가 5일을 제공한다.

 

이처럼 해당 회사들은 시대 흐름에 따라 형평성 등을 고려해 복지차원에서 비혼금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차원에서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비혼금 제도 확산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23만명 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올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2년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간사위원을 역임한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계획을 밝히는 등 저출산 해결은 오늘날 시대적 과제이다"면서 "이러한 심각한 상황 속에서 일부 사기업들의 비혼금 제도는 저출산 위기극복에  '역행'하는 흐름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비혼 지원금 제도 도입이 저출생 문제 극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있다"면서 "저출산 종합대책이 발표되면 기업체 예산이나 사업비도 국가 정책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별 기업에서 노사간 협의를 거쳐 직원 복지 차원에서 도입되는 만큼, 정부나 감독당국이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간섭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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