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배달대행서비스 만나플러스를 운영하는 만나코퍼레이션이 적립금 인출 불가 사태 해결을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던 '독립 브랜드사'의 실체가 자사가 설립한 제2의 법인이라는 의혹이 업계와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만나코퍼레이션은 지난 1일 만나플러스를 이용하는 총판사·라이더들을 상대로 독립 브랜드사와의 투자계약을 확정 지었다며 해당 업체와 계약을 맺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출금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출금 가능 금액은 보호 예치금을 대상으로 총판은 50%, 배송원은 전액 출금할 수 있을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공지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투자금을 제공했다는 독립 브랜드사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바 있다.
청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독립 브랜드사는 '디씨피솔루션'이 운영하는 배달대행서비스 '만나딜리버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디씨피솔루션은 작년 5월 17일 '디씨피솔루션대부'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자본금은 2억원이다. 해당 업체가 등록한 업종은 배달대행업·대부업 등이다.
디씨피솔루션대부는 올해 6월 24일 주식회사 디씨피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취급 업종 중 대부업과 대부 중개업을 삭제했다. 즉, 디씨피솔루션은 배달대행업체가 됐다. 만나코퍼레이션과 사업자 주소가 동일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디씨피솔루션의 대표이사는 1세대 배달대행 플랫폼 슈퍼히어로의 전(前) 대표인 김용식씨가 선임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슈퍼히어로는 작년 4월 경영난 등의 이유로 사업을 만나 측에 모두 양도한 바 있다. 당시 슈퍼히어로의 적립금과 데이터 등은 모두 만나 측에 이관된 바 있다.
디씨피솔루션의 배달대행서비스 브랜드 '만나딜리버리'의 대표는 이동주씨로, 부산지역 만나플러스 사업을 총괄(부산센터장)하는 인물이다. 또한 그는 만나기독교재단에 소속돼 있기도 하다.
현재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대형 총판사를 중심으로 만나딜리버리와의 새로운 계약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계약 이후 곧바로 그간 지급되지 않았던 적립금이 입금됐다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판사들이 만나딜리버리와 체결한 계약서를 보면, 만나딜리버리는 곧 '세이프엠딜리버리'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만나코퍼레이션이 총판사·라이더에게 지고 있는 적립금 지급 의무를 회피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 파산 신청을 진행한 이후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법인(디씨피솔루션)과 배달대행서비스(現만나딜리버리)로 다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지적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의 분석처럼 만나가 기업 파산을 택할 경우, 제2의 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대규모 피해가 배달업계에서 발생할 것으로 이해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배달대행 플랫폼은 배달비를 선입금 받아 적립금 형태로 보관해 추후 지역 총판과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구조이기에 출금이 불가한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라면서 "출금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적립금 유용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해당 내용에 관련한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