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땅꺼짐) 및 지반 침하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3일 국토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 2일부터 올해 8월 29일까지 지반 침하사고 발생신고 접수건수는 1천365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해당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2명, 부상자는 6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1월 3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역 7번 출구에서 발생한 사고를 시작으로 지난달 29일 서대문구 연희동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까지 총 6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의 경우 21건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월별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로 80대 운전자 1명과 동승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종로3가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의 3차로에 지반침하가 나타났다. 같은날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에서 7호선 학동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서도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다행히 두 사고 모두 도로 침하에 따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변의 교통 통제로 시민들은 교통정체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30대 남성은 "언주역 사고 지점은 출퇴근 경로와 겹친다"며 "연희동 사고 영상을 보니 멀쩡히 가던 차가 갑자기 도로 아래로 사라지던데 유사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싱크홀은 여름철 집중호우와 대규모 지하 공사가 주된 발생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국회입법조사처가 펴낸 '도심지 지반침하의 원인과 대책'에 따르면 지반침하 등 싱크홀은 주로▲연약지반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경우▲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공동(空洞)이 생긴 경우 ▲상·하수관로 손상으로 누수(漏水)가 발생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매립지, 전철·도로 등 대규모 시설을 지하에 조성하거나 상·하수관로에서 누수가 발생할 때 지반침하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국토안전관리원 한 관계자는 "지반 침하사고의 경우 집중호우기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가 오면 상수관의 압력이 증가하게 되는데 노후화된 부분이 그 압력을 못견디고 파손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심층 지반 침하위험을 감지하는 장비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서울시에서 사용하고 있는 GPR장비는 최대 지하 3~4m까지만 감지할 수 있는데, 싱크홀은 그 보다 더 아래인 지하 7~8m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안전관리원 한 관계자는 "현재 장비론 지하 2m 정도를 들여다 볼 수 있어 제한적이긴 하지만, 지하안전법상 지하 안전점검의 공동조사 부분에 정해진 GPR 탐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해 더 깊은 부분을 특화해서 조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이상된 노후 하수관로에 대해 환경부와 지자체가 교체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자체 요청시 무료로 취약지역에 나가 조사와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