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배춧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는 포장김치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식품 제조사들의 배추김치 제품도 품절되는 현상이 이어지자, CJ제일제당·대상·풀무원 등은 제품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9천963원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 대비 60.9%, 평년 대비 38.1% 각각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이울러 지난달 1~25일 평균 배추가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7.3% 급등했다.
이러한 배추가격의 폭등은 기후 변화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여름 폭염과 가뭄 등으로 배추 작황이 부진하며 생산량이 급감했다. 아울러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유통비용 등이 배추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이처럼 배추값 폭등으로 수요가 배추 김치 제품으로 몰리며 한때 관련 상품들이 품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재 국내 김치 제조·판매하는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의 자사몰을 위주로 일시적으로 품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CJ더마켓은 지난달 30일 기준 배추·포기김치 항목에서 총 26개 상품을 판매 중이나 이 가운데 '비비고 묵은지 900g' 1개 상품을 제외한 25개 상품이 모두 일시품절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배추 수급 불안정으로 자사몰 기준 일부 품목은 품절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품절 제품, 개수는 계속 변동되고 있다"며 "판매채널별로 수급상황이 달라 오프라인의 경우에는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대상의 정원e샵은 종 16개의 배추김치 판매하고 있는데, 이 중 '종가 저온 숙성 묵은지 5kg' 등 5개를 제외한 11개 제품이 일시품절 상태다.
대상 관계자는 "자사몰에서는 일부 제품이 품절돼 있으나 거래처에는 납품을 하고 있어 배추 수급이 정상화되면 상황은 안정화될 것"이라며 "현재 배추 김치 수요가 열무, 총각 등 다른 김치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서 다른 김치를 더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풀무원의 경우 총 배추김치 상품 총 28개 중 13개가 일시품절 상태다. 풀무원 관계자는 "자사몰 일부 제품들이 품절 상태라서 10월 배추값 추이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중국에서 배추를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한 신선배추를 도매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11월 초 김장배추 본격 출하까지 공급량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배추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배추를 단계적으로 수매·비축해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준고랭지 배추도 안정화돼 이달 10일 전후로 물량이 상당히 많아진다"며 "가을 배추랑 겨울 배추를 김장 배추라고 하는데 심은 지 얼마 안 돼 이제 막 크고 있는 중이라서 지금 배추 가격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추값 급등으로 김치 가격이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치의 경우 공산품이라서 일시적으로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바로바로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좀 더 추이를 살펴봐야 겠지만 10월 가을 배추가 나오고 수급이 안정화되면 이같은 품절사태도 곧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신현숙 / 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