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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삼성·SK·현대차 등 기업인들 대거 소환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첫 국정감사, 10/7~25일까지 열려

 

【 청년일보 】 제22대 국회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약 3주간 열리는 가운데, 이번 국감에 출석하는 증인·참고인 기업인 명단과 주요 이슈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7일 정치권 및 재계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첫 국정감사가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우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등이 당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증인으로 채택돼 이날 국감장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6일 나란히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8일 해외에서 업무상 중요한 출장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국내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출석 사유를 설명했다.

 

장 고문은 일본 출장 등의 사유로, 최 회장은 7일 이사회에서 긴급한 의사결정이 내려질 수 있어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대신 고려아연 측에서는 박기덕 사장이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겠다는 의사를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풍 측은 미정이다.

 

75년간 '한지붕 두 가족' 체제로 동업관계를 유지해 온 양사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지난달 13일 영풍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 갈등의 시발점이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주식 공개매수를 두고 "공개매수 시도가 국가 기간산업인 비철금속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당사에 대한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라고 판단되는 만큼 본 공개매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날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산자위 국감의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 기술유출을 점검하고 향후 예방조치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가 수조원을 투입해 독자개발한 핵심 공정기술이 중국으로 빼돌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달 말 중국 반도체 회사 '청두가오전' 대표 최모(66)씨와 개발실장 오모(60)씨를 산업기술 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말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4천억원 상당을 투자받아 청두가오전을 설립한 뒤 삼성전자의 국가핵심기술인 D램 공정기술을 부정사용해 20나노 D램을 개발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내며 국내 반도체업계에서 30년을 근무한 핵심인력이었다. 오씨는 삼성전자에서 D램 메모리 수석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감에는 김영섭 KT 대표가 8일 출석한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과방위 소속 국회의원 7명이 김 대표의 증인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방위에서는 KT의 최대주주 변경과 공익성 심사 관련한 질의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대표는 한전 원격검침 인프라 구축 모뎀사업과 관련해 오는 14일 산자위 국감장에도 출석한다. 

 

산자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나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본사에서 지난 5월 말 한전 AMI(원격검침인프라) 6차 사업을 수주한 것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산자위 관계자는 "한전 AMI 6차 사업을 진행할 사업자로 선정된 경위에 대한 공정성을 비롯해 역량, 전문성이 충분한 지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과방위는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을 각각 증인, 참고인으로 부른다. 최근 단말기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에 중저가 단말기 보급 현황 및 유통 확대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은 정무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21일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화그룹 경영 승계와 관련해 제기된 편법 의혹을 김 부회장에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이밖에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대기업-중견·중소기업 교란행위'와 관련해 24일 진행될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25일 카카오 택시 등 수수료 및 이용 불편과 관련해 증인 출석할 예정이다.

 

반면 재계 안팎선 매년 국감 시즌마다 기업인들을 줄줄이 소환해 '망신주기식', 무조건식의 '호통성 질책 감사' 등의 구태가 반복된 점을 비춰볼 때 올해도 자칫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될까 우려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만약 잘못된 것이 있을 경우 정부기관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데 기업인들을 직접 부르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 측면이 있다"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짜고짜 호통을 치고 훈계하는 행위를 멈추고 기업인들이 자기 본연의 일에 더 충실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기업인을 마치 범죄자 다루듯이 취급하고 윽박지르는 등 낡은 후진적 정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매년 기업인들을 무분별로 소환해 발언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으면서 윽박만 지르는 '갑질'식의 국감은 본래 취지를 벗어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젠 구태를 벗어나 취지에 맞게끔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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