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LG가 지주사를 포함해 주요 상장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로 전면 전환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결정에 따라 주요 그룹사 전반으로 확산하며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를 전면 전환하며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의 구축을 완료했다. 전날 ㈜LG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종수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고려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박 의장은 2022년 국내 최대 조세 전문 학회인 한국세무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회계·세무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23년 ㈜LG 사외이사로 합류해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8년간 맡아온 ㈜LG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앞으로 구 회장은 대표이사로서 중장기 전략 등 본연의 경영 활동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로써 지주사인 ㈜LG를 포함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 CNS, HS애드 등 11개 상장사가 모두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명분으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를 관행적으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당시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사 2천5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86%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상장사는 4.2%에 그쳤다.
그러나 이 경우 이사회의 본질적 기능인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실종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체제는 경영권과 감독권의 엄격한 분리를 통해 의사결정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선진 지배구조 모델로 평가받는다.
LG그룹의 이번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재계 내에선 사외이사 의장 체제가 국내 여타 대기업 집단 전반에 '보편적인 경영 모델'로 안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그룹, 포스코홀딩스 등은 선제적으로 사외이사 의장 선임을 정착시킨 바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과 롯데지주, 한화그룹 등 일부 그룹은 현재까지 총수 및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선 글로벌 투자자, 의결권 자문사 등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이 이사회 독립성을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척도로 삼는 만큼, 국내 여타 기업들도 지배구조 선진화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보편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으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표이사가 의장직을 겸임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지금보다 진일보하게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이러한 거버넌스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방향"이라면서 "이사회 결정에 대한 책임성이 강화돼 투자자와 주주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과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 기조를 추구하고 있어 국내 여타 기업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