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미처분이익잉여금과 현금및현금성자산 등이 증가하며, 향후 대형 M&A(인수합병) 추진과 미래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투트랙 전략'에 나설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402조1천35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400조원 선을 돌파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이 사내에 축적된 자산이다. 전년(370조5천131억원)보다 8.5% 증가한 수치로, 이는 삼성전자의 수익 창출력이 견고했음을 방증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333조6천59억원, 43조6천10억원, 45조2천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9%, 33.2%, 31.2%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가파른 확장세 속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DS)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점이 주효했다.
특히 투자·배당여력의 지표인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63조6천54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이나 상여 등으로 처분하지 않고 남겨둔 자산이다. 다시 말해 아직 구체적인 사용처를 정하지 않은 채 사내에 비축해둔 자금으로, 직접적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자금의 유동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확충 흐름을 보였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247조6천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즉각 투입이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57조8천563억원에 달하며, 전년(53조7천55억원) 대비 4조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동성을 대형 M&A 추진, R&D 투자 확대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방위적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냉난방공조(HVAC) 기업 ‘플랙트그룹’ 인수(약 2.4조원)와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통한 글로벌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업체인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약 2.6조원)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보폭을 넓혀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계열사 전반을 관할하는 사업지원실 내에 M&A팀을 신설한 만큼, 확보된 실탄을 바탕으로 올해 그룹 차원의 대형 M&A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 초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유망 기술 확보를 위한 M&A를 추진해 미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시사한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당시 노 대표이사는 '4대 신성장 동력'으로 공조, 전장, 메디컬 테크놀로지, 로봇 등을 꼽으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M&A를 강화해 신사업 영역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재계 안팎에선 미래 초격차 기술 선점을 위한 R&D 투자도 확대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중 차세대 HBM 제품인 7세대 'HBM4E'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M&A팀 신설과 풍부한 자금력을 고려할 때 대형 M&A 성사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는 있다"면서 "다만, 시장 상황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즉각 추진으로 직결된다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