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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자진 반납에 희망퇴직까지"…국내 대기업 '몸집 줄이기' 속도

'업종 불문' 국내 굴지 대기업…비용 절감 및 인력조정 본격화

 

【 청년일보 】 최근 국내 경기 침체 속에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업종을 불문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급여 반납 등의 비용 절감이나 희망퇴직 등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재계 및 IT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등 롯데 화학군 계열사 임원들은 이달부터 '책임경영' 차원에서 급여의 10∼30%를 자진 반납한다. 롯데지주 임원 역시 이달부터 급여의 20∼30%를 반납하기로 했다. 급여 자진 반납이 몇 개월 동안 이어질지는 아직 따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조치는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솔선수범해 위기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손실이 4천136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426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한때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으나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화학군 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매출이 4천204억원으로 4.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3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보다 70.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는 한 달여 가까이 이어진 노조의 파업이 철회되자,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11일 현대트랜시스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비상 경영체제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원의 급여 20% 반납을 포함한 비상 경영체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지난 한 달 동안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고객사와 협력사, 임직원과 회사 모두가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인 고객의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지금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이라며 경영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여파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경우,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지난 9월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생산직 희망퇴직에 이어, 2019년 이후 5년 만에 사무직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달 7일부터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2주간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근무 직원 중 만 40세 이상 또는 책임급 이상으로, 희망 퇴직자에게는 기본급 30개월치 가량의 퇴직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이 지급된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측은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공장 매각 등 대형 LCD 사업을 종료하고 최근 구미에 있는 노후화된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유휴 인력이 발생했다"며 "이번 희망퇴직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고도화와 인력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가운데서 KT는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를 맡는 자회사 설립을 결정하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인력 재배치를 결정했다.

 

KT는 지난 8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해 약 2천8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T 전체 직원 수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중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자회사 설립 및 인력 재배치, 희망퇴직을 중심으로 하는 대대적 조직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의 성격이 업종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가늠하기 힘든 경영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부분의 기업들이 깊은 고심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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