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2 (수)

  • 흐림동두천 0.6℃
  • 흐림강릉 7.8℃
  • 흐림서울 2.4℃
  • 흐림대전 2.7℃
  • 대구 2.0℃
  • 박무울산 5.2℃
  • 흐림광주 5.7℃
  • 흐림부산 5.9℃
  • 흐림고창 4.0℃
  • 흐림제주 10.3℃
  • 흐림강화 0.7℃
  • 흐림보은 1.6℃
  • 흐림금산 1.9℃
  • 흐림강진군 7.1℃
  • 흐림경주시 3.7℃
  • 흐림거제 6.5℃
기상청 제공

'올드보이' 가고 '영보이' 약진…오너家 3~4세들, 경영 전면에 배치

오너가 3~4세, 그룹 고위직 승진‥세대교체 '가속화'

 

【 청년일보 】 국내 주요 대기업 연말 임원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오너가(家) 3~4세들이 그룹 고위직으로 승진하며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을 비롯해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재계에선 경영 최전선에 등장한 이들이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지 주목하고 있다.

 

당면한 위기극복과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오너 3~4세들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일부에겐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HD현대그룹 오너 3세 정기선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주도해 나가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1982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HD현대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명예이사장의 장남이다.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해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뒤 2021년 10월 HD현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수석부회장에 오른 배경으로 안정적 경영능력이 꼽힌다.

 

그는 조선부문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향상을 견인한 건 물론, HD현대의 위상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HD현대는 8위를 기록, 전년 대비 1단계 상승했다.

 

재계 안팎에선 정 이사장의 뒤를 잇는 그룹 승계자로서 HD현대의 책임 경영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그룹 오너가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는 지난달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부사장은 사실상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된 인물이기도 하다. 

 

1986년생인 그는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등 신사업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이끌며 그룹의 성장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신 부사장은 승진 이후 처음으로 지주사 주식을 매입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가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초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보통주 4천620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롯데지주 지분율은 0.02%(총 1만6천416주)로 증가했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로 젊은 오너를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하며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했다. 2021년 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지 3년 만이다.

 

1993년생인 신 전무는 2015년부터 2년 동안 농심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다. 2019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그해 농심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이후 2020년 대리로 승진한 뒤 경영기획팀 부장, 구매담당 상무를 거쳤다.
 

올해 1월부터는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1월 신설된 농심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 신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농심은 이번 인사를 통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측은 "회사의 성장 방향과 확장을 결정하는 중추적인 업무를 맡기자는 취지로 농심의 비전을 만드는 미래사업실 전무 승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올해 창업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지난달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오너 4세인 1983년생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사장을 화학사업 그룹장으로 선임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 사장은 지난해 전략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 인사로 생산 분야까지 관할하게 됐다.  

 

재계 내에선 30~40대 젊은 오너들을 경영 일선에 전면 배치해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이 드리우면서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면서 "이같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 본격적인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젊은 오너를 전진 배치시키는 것은 재벌 문화의 단면"이라며 "특히 오너 경영의 경우 신속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비슷한 규모나 사업을 하는 기업끼리는 나름대로 '자존심 싸움'도 있어 사실 경영실적과 승진은 연동성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너 일가의 초고속 승진 경향이 많은데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적잖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특히 자기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본 경험이 없는 세대인 만큼, 창업자 정신이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