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2 (수)

  • 구름조금동두천 1.3℃
  • 맑음강릉 3.5℃
  • 맑음서울 5.2℃
  • 맑음대전 3.2℃
  • 맑음대구 2.1℃
  • 맑음울산 5.0℃
  • 맑음광주 4.2℃
  • 맑음부산 7.2℃
  • 맑음고창 -1.5℃
  • 맑음제주 7.7℃
  • 구름많음강화 1.5℃
  • 맑음보은 -1.1℃
  • 맑음금산 -0.4℃
  • 맑음강진군 0.8℃
  • 맑음경주시 0.4℃
  • 맑음거제 2.6℃
기상청 제공

[2024 10대 뉴스-은행]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달성...차기은행장 줄줄이 교체 단행 外

 

【 청년일보 】 2024년은 은행들의 고질적인 금융사고가 올해도 반복된 한해 였다. 올해 초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태까지 터지며 금융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졌다. 


반면 금융그룹들은 여신과 수신 사이의 스프레드를 벌이며 이익을 극대화했고, 그 여파로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현상이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10월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11월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했지만 연속 0.25%p 깜짝 인하를 결정했다.


 ◆ 홍콩 ELS 불완전 판매에 ‘깊어진 불신


올해 시작부터 금융권을 뒤흔든 건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다.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손실이 확정된 계좌를 기준으로 손실 금액은 4조6천억원에 달한다. 손실이 확정된 계좌의 원금은 10조4천억원으로, 투자금의 44.2%가량이 날아간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홍콩 ELS 사태 해결을 위해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판매사의 기본 20~40% 책임 배상과 함께 불완전판매 및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에 따라 최대 45%p까지 가감하는 내용이다.


투자자별 케이스를 따져보겠다는 판매사와 100% 원금 배상을 주장하는 피해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전을 예고하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 압박에 은행권이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 나서며 자율배상에 속도가 붙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투자자의 80%가 자율배상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 내수 절벽에도 ‘나홀로 호황’...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달성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4천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1조3천421억원보다 8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연말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은행들은 높은 예대금리차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뒀다.

 

금융지주들의 주력 계열사인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따라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면서 여·수신 금리 격차가 확대된 영향이다.


◆ 가계부채 2004년 이후 최대 폭 증가


지난 여름 집값이 다시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자,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미 올해 대출 목표치를 넘은 상황에서 올해 8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2004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집계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 8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9조8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월별 증가액 기준으로 2021년 7월(15조3천억원) 이후 최대치다. 주담대가 8조5천억원,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이 1조3천억원 각각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9조3천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2021년 7월(9조7천억원) 이후 최대치이며, 월별 기준 역대 9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 문턱을 높였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1주택자의 투기 목적이 아닌 정상적인 주택 거래 수요까지 틀어막는 것은 과도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주택자라도 자녀 결혼 목적 등 다양한 실수요자들이 있는 만큼 은행이 기계적으로 대출을 금지하는 것에 우려 입장한다는 입장을 냈다.

 

은행들은 투기 목적과 실수요 대출을 명확히 가르기 쉽지 않아 혼란스럽다면서도, 실수요자 전담 심사팀을 구성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


◆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iM뱅크 출범 


올해는 기존 은행권 중심의 과점 체제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들이 추진됐다. 첫 타자로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5월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자본금, 대주주,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인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한 것이다. 대구은행은 6월부터 iM뱅크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시작했다.

 

모기업인 DGB금융지주의 계열사 역시 사명에 iM을 붙여 통일했다. 하이투자증권은 iM증권,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터너스도 iM을 사용한다.


◆ 3년 2개월 만의 피벗…‘경기 부양’ 나선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월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해온 한은이 통화 긴축 기조를 끝내고 완화 기조로 전환한 것이다.


10월과 11월 각 0.25%p씩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는 연 3.50%에서 3.0%로 조정됐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낮춘 건 2008년 10월부터 금리를 연속으로 인하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의 피벗 결정은 내수 침체 우려 때문이다.

 

기준금리 하향 조정과 관련해 한은 금통위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은행권 횡령·불법대출·배임 등 사고 얼룩

 

올해 은행권의 내부 체계가 허술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과 개인사업자에게 승인된 4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올해 1~8월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10건으로 작년(5건)보다 2배 늘었다. 금융사고액은 293억원으로 ▲2019년 5천84만원(3건) ▲2020년 1억5천316만원(5건) ▲2021년 67억5천666만원(3건) ▲2023년 3억9천404만원 등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2023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업무상 배임으로 104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최근에는 올해 4월 공시한 금융사고는 업무상 배임에 따른 손실예상금액을 93억원에서 106억원으로 정정했다. 지난 10일에는 업무상 배임으로 41억원, 92억원 등 2건과 사기 1건(14억원) 등 3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BNK경남은행에 대해 6개월 일부 영업정지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2008~2022년 문서 위조 등으로 경남은행 직원 B씨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으로 3089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고, 이는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 횡령액으로 기록됐다.

 

 

은행권 ‘쇄신·변화’ 바람...차기은행장 줄줄이 교체 단행


역대급 실적에도, 올해 4대 시중은행은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은행장이 모두 교체됐다. 금융사고 얼룩을 지우려면 강력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차기 우리은행장에는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 영업 경쟁력 강화 등에 주안점을 두고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국민·하나은행장에는 그룹 내 현직 비은행 자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발탁됐다. 이환주 현 KB라이프 대표이사는 국민은행장으로, 이호성 현 하나카드 대표이사는 하나은행장으로 각각 이동한다. 차기 NH농협은행장에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 내정됐다.

 

정상혁 현 신한은행장은 2년 연임에 성공했다.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연임 인사다.

 

신한은행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견조한 자산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대,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했다"며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와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혁신을 주도하며 조직을 쇄신했다"고 평가했다.


◆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언...탄핵 정국에 치솟는 환율


시간상 가장 늦게 일어난 일이지만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사건을 하나 꼽자면 단연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언 파문이다. 지난 12월 3일 밤과 4일 새벽 사이에 벌어진 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과 해제는 환율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1,450원 수준을 오가게 만들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의 옳고 그름을 헌법재판소에서 판가름 하는 절차를 밟는 사이,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가능성이 대두되자 환율은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20.7원 상승한 1,485.5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섰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은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환차손을 보는 일이 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트럼프 행정부 2.0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는 달러와 대조되며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주요 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위기감으로 주요 산업의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국내 투자자들이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늘어나는 것도 원화 약세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원화 약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올려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금융권 대출 옥죄기에 카드론 급증 등 2금융권 풍선효과


고금리 장기화로 2금융권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1금융권에서 대출이 좌절된 중저신용자들은 카드사나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몰려갔다.

 

특히 대표적인 서민 대출 상품인 카드론의 증가폭은 눈에 띄었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NH농협)의 카드론 잔액은 42조2천2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통상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을 양분하던 저축은행이 부동산PF 위험에 따른 신용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카드론 급증의 한 이유다.

 

다만 가뜩이나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중저신용 차주들이 1금융권보다 높은 이자를 부담하며 원금을 제때 상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내년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차주들의 미상환 리스크는 금융회사로 전이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에 동참하라는 당국의 압박은 이들 금융사의 건전성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본격 가동...함영주 회장 연임 '촉각'

 

하나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레이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3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과 함께 외부 후보 2명을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Short List)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정태 전임 회장의 4연임 이후 3년여 만에 차기 회장 선정에 들어가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함영주 현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심을 끄는 점은 하나금융이 나이 제한을 변경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일 지주 회장의 나이가 70세에 도래할 경우 최종 3년 임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개정된 규범에서 이사의 재임 나이 제한을 만 70세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를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바꿨다. 


하나금융은 내년 1월 중  회추위를 열고 기업가 정신, 비전 및 경영전략, 전문성 등 4개 분야의 14개 세부 평가 기준으로 투표를 실시하고 심층면접을 거쳐 1명의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