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폐렴 관련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장 예약을 못 해 불가피하게 사일장을 치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13일 장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폐렴이 사인으로 진단된 고인들이 급증했다며 이 무렵 유행하기 시작한 독감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청주 유일 화장시설인 목련공원은 하루 22구 화장 능력을 갖췄는데 14일까지는 화장 예약이 다 찼고, 오는 15일에도 16구의 화장 예약이 돼 있다.
목련공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갑자기 사흘 뒤까지 예약이 차기 시작했다며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갑자기 늘어난 장례 수요에 빈소가 뒤늦게 차려지거나, 화장장 예약 문제로 장례를 하루 더 연장하는 유가족들도 적지 않다.
지난 11일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빈소 9개 만실로 유족들이 고인(3명)을 안치실에 모셨다가 다음 날 빈소를 차리고 문상객을 맞았다.
이 장례식장은 화장장 예약을 못 해 하루에 많게는 세팀이 사일장을 치르고, 삼일장을 치른 뒤 시신을 안치해뒀다가 다음 날 화장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목련공원에 자리가 없으면 돈을 더 내서라도 인근 세종시의 은하수공원 화장장을 이용하는데, 그곳도 지금 자리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나병원 장례식장도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빈소 6곳이 매일 같이 운영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하루를 대기한 뒤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지난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