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5/art_17441897000732_6fc1fc.jpg)
【 청년일보 】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전체 D램 시장 판도를 뒤바꿨다는 분석이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34%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마이크론은 25%로 뒤를 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는 HBM 시장에서 무려 70%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성과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삼성전자는 41%의 점유율로 SK하이닉스(30%)를 10%p 이상 앞섰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삼성전자가 37%, SK하이닉스가 35%로 격차를 좁히더니 올해 1분기 마침내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HBM 시장이 급성장한 데다, SK하이닉스가 해당 시장에서 빠르게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범용 D램 시장 침체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D램 분야, 특히 HBM 메모리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회사에 큰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SK하이닉스의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BM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데다, 미국발 무역 장벽 등 외부 변수도 AI 서버 중심의 HBM 시장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수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HBM 시장은 무역 충격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HBM의 주요 적용처인 AI 서버는 '국경 없는' 제품군이기 때문에 무역 장벽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과 무역 환경 변화가 HBM 시장 성장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12단)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6세대 HBM4(12단) 제품 샘플도 계획보다 앞당겨 공급한 상태다. 하반기 HBM4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향후 HBM4E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다소 늦어진 HBM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전략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