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식료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9622816532_9552cc.jpg)
【 청년일보 】 노화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맞이하겠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웰에이징’과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식문화 전반을 바꾸고 있다.
설탕은 줄이고, 맛은 살린 ‘제로 슈거’ 제품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음료부터 유제품, 라면까지 식품업계 전반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 ‘웰에이징’ 시대…2030세대도 노화 방지에 적극
18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웰에이징(Well-ageing)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7.8%가 노화 방지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1.5%는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2030세대 역시 중장년층 못지않게 건강과 노화 방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속 노화(Slow-ageing)'는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을 통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노화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 개념에서 벗어나 ‘삶의 자연스러운 한 단계’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건강한 노화(Healthy Age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비자 니즈가 확대되며, 제로 슈거는 더 이상 타협이 아닌 기본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 제로 슈거, 음료 시장 넘어 전 식문화로 확산
제로 슈거 트렌드는 음료업계가 가장 빠르게 반응한 분야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제로슈거’의 흥행을 시작으로 ‘밀키스 제로’, ‘핫식스 더킹 제로’, ‘탐스제로’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주류 부문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지는데, 2022년 출시된 제로 슈거 소주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하며 2023년 연매출 1천억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새로 살구’, ‘새로 다래’ 등 라인업 확장에 주력 중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올해도 확대되는 제로 트렌드에 발맞춰 신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제로 탄산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카스 라이트’ 등 저칼로리 맥주 제품을 통해 제로 슈거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제로 슈거', '저칼로리', '낮은 도수' 등 라이트 맥주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담은 디자인으로 카스 라이트의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 ‘진로’, ‘진로골드’ 등 라인업으로 제로 슈거 주류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온의 '핵아이셔'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한정판 '핵아이셔에이슬'을 선보였다. 핵아이셔에이슬은 기존 아이셔에이슬 대비 신맛을 더욱 극대화했고 제로 슈거로 제작했다.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스테비아 산양유 단백질’. [사진=남양유업]](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9622804051_c22300.jpg)
국내 유가공 시장에서도 제로슈거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단백질, 식물성 음료 등 카테고리에 걸쳐 제로슈거 제품을 확대 중이다.
천연 감미료를 적용한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스테비아’ 시리즈는 누적 1억잔을 돌파했으며, 단백질 분말 ‘테이크핏 케어’는 ‘당 제로’ 콘셉트로 리뉴얼됐다.
식물성 음료 ‘아몬드데이 언스위트’ 등 MZ세대 맞춤형 제로 제품군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당 함량을 개선한 ‘스테비아 요구르트’, ‘테이크핏 맥스’, ‘이오’ 등도 건강한 식문화 확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건강한 단맛'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제로슈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연구개발을 통해 더욱 맛있고 참신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음료 전반으로 제로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롯데웰푸드는 2022년 무설탕·무당류 전문 브랜드 ‘제로(ZERO)’를 론칭하며 주목받았다.
‘ZERO’ 브랜드는 건강에 대한 부담을 덜고, 먹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콘셉트로 현재 건과, 빙과, 유가공 등 총 19개 제품을 운영 중이다.
빙그레는 당 성분이 제로인 꺾어먹는 플립형 요거트 ‘요플레 제로 초코링’을 선보였다. 요거트뿐 아니라 초코링 토핑까지 당류 0g으로 설계했다.
팔도 역시 지난달 국내 비빔라면 최초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를 출시하며 식사류에서도 제로 트렌드를 확대 중이다.
◆ 브랜드 경쟁력은 이제 ‘맛있는 제로’에 달렸다…기술·감성 경쟁 본격화
제로 슈거 제품은 앞으로도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시적 유행을 넘어, 건강한 식문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로슈거는 더 이상 일부 다이어트 소비자를 위한 니치(niche) 제품이 아니라, 건강한 식생활의 기본 옵션이자 식품 브랜드의 필수 전략 요소가 됐다”며 “앞으로는 누가 더 맛있게, 다양하게, 감성적으로 '제로'를 구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로’가 타협의 결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오히려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당을 줄이면서도 풍미를 살리는 기술과 원료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