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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엔 부담"...식음료업계 ‘가격 인상’ 릴레이

식음료 전반 가격 줄줄이 인상…원자재·환율 인상압력 최고조
새 정부 들어서면 국민 정서 감안 물가인상 규제 기조 강화돼
대선 이전 막판 재조정 기회...5월 중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 청년일보 】 식음료업계가 6월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을 앞두고 이달 5월을 가격 인상의 마지막 시기로 판단하고, 가격 재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에 따른 누적된 원가 부담을 대선 전 가격 인상을 통해 극복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 잇단 가격 인상…빙그레·서울우유 이어 hy·팔도도 동참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빙그레가 요플레, 닥터캡슐 등의 발효유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인상률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5.3%, 닥터캡슐 4.0% 등이다.

 

가격 인상은 유통채널과 협의를 거쳐 5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의 소비자가는 3천780원에서 3천980원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는 “이번 가격 인상 제품들의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부담이 늘고 있다”며 “또한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증가에 따른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도 지난 1일부터 흰 우유를 제외한 일부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가공유(23개), 발효유(4개), 주스류(3개), 치즈류(18개), 버터(2개), 생크림 및 연유(4개) 등 총 54개 제품이다. 다만 서울우유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흰우유 가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대형 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은 오는 16일, 편의점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가격이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국내 원유 가격이 2023년 약 9% 인상됐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품목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자체 부담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부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 누적된 원가 부담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일부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hy의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도 220원에서 250원으로 30원 인상됐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2년 7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팔도 역시 지난달 14일부로 라면과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주요 제품 기준으로는 팔도비빔면이 1천100원에서 1천150원(4.5%), 왕뚜껑이 1천400원에서 1천500원(7.1%), 남자라면은 940원에서 1천원(6.4%)으로 올랐다.

 

비락식혜 캔(238ml)은 1천200원에서 1천300원(8.3%), 1.5L 제품은 4천500원에서 4천700원(4.4%)으로 인상됐다.

 

◆ 우유 부터 만두·빵·커피까지...대다수 기업들, 줄줄이 가격 인상 러시 

 

올해 들어 농심, 오뚜기, 남양유업, 매일유업, 서울우유, 오비맥주, 빙그레, 롯데웰푸드, SPC, CJ제일제당, 동원F&B 등 다수의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은 3월 신라면과 새우깡의 가격을 인상했고, 서울우유도 같은달 과즙 에이드 형태의 RTD(Ready To Drink) 제품 3종의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20여종과 스팸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동원F&B는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조정했다.

 

SPC그룹 계열인 파리바게뜨와 던킨도 각각 빵과 도넛 제품 가격을 올렸고, 삼립 역시 포켓몬빵을 비롯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외 롯데웰푸드, 오뚜기, 남양유업, 매일유업, 오비맥주도 자사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21일부터 아메리카노(HOT) 가격을 1천500원에서 1천700원으로 200원 인상했으며, 투썸플레이스는 3월부터 총 58개 품목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폴바셋, 파스쿠찌,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 대부분의 커피 브랜드와 맥도날드,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 식품업계, 원부자재 급등에 환율 상승 등 '원가 부담' 한계

 

식품업계는 최근의 가격 인상을 두고 원가 부담 등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이 모두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12월 18일 역대 최고치인 톤당 1만2천565달러를 기록한 후 9일 기준 9천68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28일 52주 최저가(6천490달러) 대비 약 40% 상승한 수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128.3으로 전월 대비 1.0% 상승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해도 7.6% 증가했다.

 

국내 식품 제조사 상당수는 원부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환율 상승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천405원으로, 지난해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기업들도 자체 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을 억제해 왔지만, 원자재와 에너지, 물류비, 환율 등 다방면에서 부담이 누적되며 더는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도 인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달 6월 대선을 앞두고, 식품업계에서는 5월을 사실상 마지막 가격 인상 시점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국민 정서와 맞물려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기 전에 가격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려는 움직임 감지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사실상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라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일부 업체는 대선 이전 추가 인상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여야를 떠나 항상)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민 정서를 감안해 물가에 민감한 규제 기조가 강화돼 왔다"면서 "그 전에 가격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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