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명지병원]](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507787396_53c38a.jpg)
【 청년일보 】 대한비만학회의 ‘비만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국내 비만 유병률은 2022년 38.4%로 2013년(30.6%) 대비 10년새 7.8%p 증가했고, 남성의 경우 2022년 49.6%가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30년에는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만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최근 명지병원이 ‘대사비만/GLP-1 클리닉’ 운영에 들어갔다. 주목할 점은 이 클리닉이 비만치료제 관련으로 유명한 GLP-1(Glucagon-Like Peptide-1) 기반 치료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에 청년일보는 허정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명지병원이 ‘대사비만/GLP-1 클리닉’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클리닉은 어떻게 운영되며, 비만 및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 명지병원, 최신 비만치료제 도입 발맞춰 ‘대사비만/GLP-1 클리닉’ 개소
명지병원의 ‘대사비만/GLP-1 클리닉(이하 클리닉)’은 기존의 내분비내과 외래 진료 시스템을 확장해 비만에 특화된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
특이점은 비만 진료를 별도 분리한 것으로, 이를 통해 환자 한 명당 평균 진료시간을 20분 내외로 편성할 수 있도록 해 충분한 상담 시간을 확보한 점이다. 또한 ▲생활 습관 파악 ▲이차성 원인 확인을 위한 문진 ▲개인 맞춤형 진료 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클리닉 운영 구조는 기존 내분비내과 외래 진료 시 비만 치료를 병행해야 했던 부담을 개선했다.
운영을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의료진들 사이에서 만족도와 비만 치료 효율이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진료는 대사비만/GLP-1 클리닉 진료 예약 및 접수 후 초진 순으로 이뤄진다. 초진 과정에서는 ▲문진 및 신체 계측을 통한 초기 평가 ▲호르몬 검사 포함 동반질환 검사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 ▲영양교육 등이 진행된다.
기본 검사 항목은 혈당과 지질 등 혈액검사를 비롯해 갑상선·부신 호르몬 검사 등으로, 필요 시 ▲심전도 ▲24시간 혈압 측정 ▲간 초음파 ▲간 스캔 ▲Fat-CT 검사 등을 추가 할 수 있다.
이후 신체 계측과 필요 시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 등의 재진을 거치게 되는데,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이비인후과 및 외과 등 타 과와 협진할 수 있다.
치료는 현재 GLP-1 유사체인 ‘위고비’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 외에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인 ‘큐시미아’도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다.
허정 교수는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대사질환 및 만성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체계적이고 안전한 비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GLP-1 유사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치료제의 국내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추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이번에 대사비만/GLP-1 클리닉을 마련해 개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지병원은 위고비 국내 출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만큼, 향후 다른 GLP-1 계열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역시 신속하게 도입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명지병원 ‘대사비만/GLP-1 클리닉’. [사진=명지병원]](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507788297_f5b998.jpg)
◆ “1단계 비만의 심각성 저평가 위험…비만치료제 비급여 문제도 개선 필요”
허정 교수는 2021년 통계를 가리키며 "우리나라 성인의 38.4%가 비만에 해당할 정도로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국내 비만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비만 진료와 관련된 제도 개선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비만의 기준을 BMI 25kg/m² 이상으로 정의하며, BMI 25-29.9kg/m²에 해당하면 1단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허 교수는 1단계 비만은 비만 가운데 32.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동반 질환이 없는 경우 비만 치료제의 적응증에서 제외되는 문제점에 대해 우려했다.
비만의 진단 기준과 치료 기준의 차이로 1단계 비만의 중요성이 저평가될 수 있고, 치료가 지연되면 결국 비만 연관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사회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만의 중증도와 무관하게 비만치료제는 모두 비급여인 점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임을 꼬집었다. 치료제에 대한 가격 부담이 높아 반드시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이러한 제한점에 대해 합병증을 동반한 비만이나 고도비만 환자부터 비만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점차 확대하고,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 미용 목적의 처방은 철저히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국내외적으로 비만치료제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 관련해 GLP-1 유사체 신약들은 단순히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데에 그치지 않고, 대사 질환 개선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 신질환의 위험도를 낮추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개발될 치료제들도 GLP-1 유사체에 준하는 긍적적인 결과를 보여주거나 그보다 우수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부작용을 최소화하여 환자들이 장기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는 견해를 남겼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