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0/shp_1753254151.png)
【 청년일보 】 KB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외화 수요가 늘어나자 외화 관련 상품을 내놓고 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고객들의 자발적인 외화 예치로 조달 비용을 낮추고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는 한편 고객층도 늘려 나간다는 복안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B국민을 비롯해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외화예수금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일제히 증가했다. 외화예수금은 고객이 외국통화로 은행 등에 예치한 자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기준 외화예수금 잔액은 신한은행이 26조926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약 7.4% 늘며 가장 높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은행이 35조1317억원(7.3%), 하나은행 43조4966억원(6.0%), KB국민은행 26조4351억원(2.2%) 등의 순이었다.
이 처럼 외화예수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달러(USD) 강세와 해외 주식·상장지수펀드(ETF)·채권 등 증권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유입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2024년 국제투자대조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전년 대비 1217억달러(약 165조원) 증가했다. 주로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류에 맞춰 주요 은행들은 외화통장이나 외화 연계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키움증권과 협업으로 ‘외화현찰지급서비스’를 도입했다. 키움증권에 보유한 외화를 국민은행 영업점(인천공항 지점·환전소 제외)에서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다. 내달 12일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스크림 쿠폰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까지 ‘신한 밸류업(Value-up) 글로벌주식 외화예금’에서 달러 입출금 시 100% 환율 우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신규 고객 모두 해당한다.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은 지난 5월 ‘하나 해외주식 전용 통장(외화보통예금)’을 출시했다. 환전·이체하지 않아도 이 통장 잔액으로 바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하나증권 신규 고객이면 미국 주식 매매수수료가 6개월간 면제이고, 미성년자도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역시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체크카드’에 첫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금 1돈(약 3.75g)과 10달러 등의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다.
![토스뱅크, '이자 달러로 모으기' 서비스 출시[이미지=토스뱅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4449741966_7f32e9.jpg)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기존 서비스를 보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토스뱅크는 지난 5월 ‘외화 모으기’ 서비스를 개시한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이자 달러로 모으기’ 서비스를 추가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이자 달러로 모으기’는 통장에서 발생한 원화 이자가 자동으로 달러로 환전돼 외화통장에 적립되는 서비스다. 별도의 환전 과정 없이도 자동으로 달러 자산을 축적된다. 최소 0.01달러부터 환전 가능하며 100% 환율 우대 혜택이 적용된다.
‘외화 모으기’ 서비스는 외화통장 고객이라면 누구나 달러 등 17개 통화를 적금처럼 부담 없이 모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이 설정한 금액과 주기(매일·매주·매월)에 따라 원화가 자동 환전돼 외화통장에 적립된다. 최소 100원부터 시작할 수 있고 목적별로 규칙을 나눠 관리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외화통장과 관련한 다양한 알림·위젯·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외화 거래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개최한 간담회에서 외화통장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는 지난해 출시한 외화 서비스 '달러박스'가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특유의 간편한 가입 절차와 환전 기능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박스는 입출금계좌를 보유한 만 19세 이상 고객이 개설할 수 있고, 환전 수수료 없이 연중무휴 달러를 모으고 인출할 수 있다. 누적 거래 건수는 약 900만건, 거래액은 약 68억달러(9조3,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은 이 같은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들의 자발적인 외화 예치를 유도해 낮은 비용으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수료 등을 포함한 비이자 수익 확대의 발판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화예수금이 증가하면 은행은 안정적인 외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면서 “환전·이체 수수료 증가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기반층까지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각 은행들은 환전 과정과 환율 변동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외화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각종 서비스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