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노조)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난항으로 다섯 번째 부분 파업에 나섰다. 조선업 호황 속에서도 임금 인상 폭과 합병 이후 고용안정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29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다만, 사측은 당일 작업 중단이 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는 지난 5월 20일 상견례 이후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온 끝에 지난달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당시 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3만3천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천원 포함)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임금 수준에 불만을 드러내며 거부했다.

이후 노사는 6차례 추가 협상을 벌였지만, 기본급 인상 폭과 일시금 지급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매출 증가와 조선 물량 확대를 근거로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이미 잠정합의안에 성과와 보상을 반영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 합병 추진도 협상 판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노조는 합병 과정에서 전환 배치, 중복 사업 정리, 국내 생산물량 축소 가능성 등을 들어 고용 불안을 호소하며 고용안정 협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아직 명확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노조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합병에 대한 세부적인 자료, 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와 인력 개선에 대한 회사 입장을 요구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중복사업에 대한 희망퇴직 등 고용불안과 사측의 일방적인 전환 배치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조선 3사는 내달부터 공동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