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글로벌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국가전략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업형 벤처캐피탈(이하 CVC)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3일 법무법인(유) 화우(이하 화우)와 공동으로 'CVC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가전략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촉진 방안, CVC 운영 현황 및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CVC를 적극 활용해 신기술 확보, 혁신기업 육성,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AI·바이오·방산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CVC가 보다 유연하고 기민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이번 세미나가 산업부와 중기부의 정책 방향을 듣고, 생산적 금융 및 모험자본의 공급 주체인 기업의 상황을 점검함으로써, 기업들이 향후 투자와 지배구조 전략을 수립하는데 나침반이 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경모 산업통상부 산업정책과장은 '국가전략산업 투자 촉진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책을 설명했다.
남 과장은 "반도체, 배터리, AI 등 국가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투자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면서 "정부가 설비투자, R&D 지원 등 민간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국가전략산업 특별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업 애로를 현장에서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강신천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투자과장은 국내 벤처투자회사 CVC 수가 2015년 24개 사에서 2024년 62개 사로 증가했고, 투자액도 늘어나는 등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술·시장 경쟁이 가속화되는 만큼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유연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과장은 CVC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부자금 출자 제한 기준을 '펀드별' 40% 제한을 완화하고, 현행 총자산의 20%로 규정된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반법인도 벤처투자조합의 공동운용사(Co-GP)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국내외 기업이 스타트업에 선투자 시 매칭투자와 콜옵션을 지원하는 '글로벌 밸류업 펀드'를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현행 CVC 제도가 가진 구조적 한계와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자로 나선 박진규 前 산업부 차관은 "정부 정책 방향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배터리, 반도체, 우주산업 등에서 정부-기업-대학 간 협력구조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치열 화우 변호사는 "국내에서는 엄격한 행위제한(부채비율 200%, 외부출자 및 해외투자 제한 등) 제도가 CVC의 본래 목적인 '전략적 투자'와 '신사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지주회사가 CVC에 출자·투자하는 것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투자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면서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