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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SM 인수로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도약하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특수 관계인 지분 19.42% 매각 추진
플랫폼 사업자 규제로 카카오 등 발목···CJ ENM 미디어·음악 '퀀텀 점프' 가능성

 

【 청년일보 】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CJ ENM, 카카오, 네이버, 하이브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8.73%에 특수 관계인 지분을 합친 19.42%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라이크기획도 흡수 합병할 예정이어서 몸값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라이크기획의 흡수 합병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매각과 동시에 이뤄지는데,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가치는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라이크기획을 포함할 경우 매각가는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1조5220억원이다. 

 

글로벌 문화 크리에이터를 표방하는 CJ ENM은 SM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먼저 컨택해 인수 의사를 물었을 만큼 유력 후보로 꼽힌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접촉했을 만큼 인수 의사가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연결 대상 종속회사로만 70개 이상을 두고 있다. 사업은 크게 미디어, 커머스, 영화, 공연을 포함한 음악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미디어, 커머스, 그리고 영화와 음악을 합한 기타 부문이 40%:40%:20% 수준으로 미디어와 커머스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다. 

 

CJ ENM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SM엔터테인먼트를 최종 인수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곳은 미디어와 음악사업 부문이다. '퀀텀 점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J ENM의 가장 큰 강점은 제작에서부터 송출에 이르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전개할 수 있는 역량이다. CJ ENM은 현재 tvN, Mnet을 비롯한 16개의 채널을 갖고 있다. 콘텐츠 제작 후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사 채널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CJ ENM은 온라인 채널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지난해 10월에는 전문 역량을 키우기 위해 OTT 플랫폼 사업 부문을 티빙(TVING)으로 분할했다. 플랫폼 사업의 성공은 차별화에 달렸다.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팬덤을 갖춘 아티스트와 관련한 콘텐츠를 제작해 자체 채널에 독점 공급할 수 있다. 강력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음반 및 콘서트 수입도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분기 CJ ENM의 영화·공연사업은 영업손실 40억원, 음악사업 부문은 영업이익 21억원에 그쳤다. SM엔터테인먼트는 전통적으로 음반과 콘서트에서 강점을 드러내며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CJ ENM에서 파이가 작은 음악사업 부문의 매출을 단숨에 확대할 수 있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유료' 온라인 콘서트인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큰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중단된 국내외 투어 등 오프라인 공연이 재개될 경우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매니지먼트 역량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SM엔터테인먼트 자체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비교적 CJ ENM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매니지먼트 부문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CJ ENM은 프로그램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은 뛰어나지만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사업 부문은 다소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실제 CJ ENM은 지난 2018년 별도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겸 레코드 회사인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가 연이어 순손실을 기록하자 올해 초 청산한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팬과 아티스트 사이의 메시지 서비스인 버블, 팬덤 커뮤니티 서비스인 리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신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공급자와 이를 소비하는 수요자의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순환주기 반복에 따른 파급효과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특히 아티스트라는 지식재산이 원활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강력한 인수 경쟁자인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규제 움직임도 CJ ENM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한 강연에서 "플랫폼으로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불공정 행위 우려가 상존하고, 소비자 피혜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조성욱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카카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집중 감시 타깃이 된 카카오 계열사는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요금 인상 논란을 겪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동안 카카오는 각종 업권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몸집을 불려 왔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 규제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M&A 심사 기준도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 전반의 성장 플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이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컨텐츠를 독점하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나 CJ ENM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인수전에 등판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CJ ENM은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들과 경쟁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이 같은 계획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 

 

CJ ENM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783억원, 영업이익 83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5%, 영업이익은 17.5% 증가하는 수준이다. 기업실적 역시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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