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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한국 물가상승률도 최고조

세계식량가격 고공행진...'밥상물가' 직결 애그플레이션 우려 점증
탄소중립 따른 그린플레이션 지속...오미크론發 물가 영향 '촉각'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그린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등 여러 용어가 동원될 정도로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뛰고 있으며, 반도체 공급난으로 자동차와 스마트폰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 세계식량가격지수 10년만에 최고조...'밥상물가' 자극

 

먼저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즉 곡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전반적인 물가도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 100 기준)는 11월에 134.4포인트로, 넉 달 연속 상승하면서 10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지수는 1년 전보다 27.3% 뛰었는데, 곡물(23.2%)과 설탕(37.9%), 유지류(51.4%)의 가격지수가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주요 식량 수출국의 선적 지연 등 공급망 불안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곡물 선물가격(전 분기 대비)은 올해 4분기 0.3%, 내년 1분기 2.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밀 공급 부족,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옥수수 수요 증가 등의 영향이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밀, 옥수수, 채유용 콩의 수입단가는 전달과 비슷하거나 최대 8.8% 떨어졌다. 그러나 가격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8~70% 높은 수준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수입 곡물 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를 0.39%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11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보다 3.7% 오른 가운데 생활물가와 신선식품 물가는 각각 5.2%, 6.3%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폭은 무려 7.6% 뛰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전망치 2.3%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 1.8%,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 "탄소중립 따른 그린플레이션 불가피"...오미크론 우려도 점증

 

친환경을 상징하는 그린(green)과 인플레이션을 합한 그린플레이션도 지구촌 물가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중립과 같은 친환경 정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해 '탄소중립의 역설'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야기된 수급 불균형으로 그린플레이션이 현실화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과 관련, 전기차 등의 제작에 쓰이는 친환경 원자재 수요 증가로 공급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3분기 리튬(395.4%), 마그네슘(290.5%), 망간(102.6%) 등의 가격이 작년 동기대비 크게 올랐다.

 

또한 중국의 탈탄소화 환경규제에 따른 전력 부족 사태로 현지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며, 글로벌 원자재 공급이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해상운송 등 물류 병목 현상까지 겹치며 지구촌 물가를 자극했다.

 

이에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미국 6.2%, 유럽연합(EU) 4.1%를 기록하는 등 각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강명구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장기 과제인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일부 그린플레이션 동반은 불가피하므로 각국은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세계적인 확산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확산세에 따라 생산공장 가동이 다시 멈추고 항만 운영 차질도 커질 수 있는 이유에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면서 최근 1년 반 사이 컨테이너선 운임이 일부 항로에서 7배로 급등했다며, 이런 운임 수준이 이어지면 2023년까지 전 세계 수입물가는 10.6%, 소비자물가는 1.5%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경우 경기는 가라앉는데 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내년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4.5%에서 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속도를 내고 이르면 내년 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국내외에서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금융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플레 상황과 경기 부진 체감도를 볼 때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다"며 "그렇지만 물가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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