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병동의 호출 벨은 쉴 새 없이 울려댄다. 간호사들은 두 발이 닳도록 움직이며, 진료 보조는 물론 식사 보조, 기저귀 교환, 침대 이동까지 모든 업무를 소화해낸다. 환자의 곁엔 보호자가 없고, 대신 간호사들이 있다. 이것이 바로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병동의 일상이다.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 인력이 환자의 일상 돌봄까지 책임지는 제도다.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돌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도입됐다. 실제로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현장을 가까이서 본 실습생으로서 "간호사들은 괜찮을까요?" 묻고 싶다. 실제로 간호사들은 의료적 처치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돌봄까지 떠맡고 있다. 한 선생님은 "하루 종일 퇴원 수속, 배변 처리, 식사 보조만 하다 보면 간호기록 쓸 시간도 부족하다"고 털어놓았고, 또 다른 간호사는 "내가 돌보는 건 환자 10명이 아니라, 환자 10명+보호자 10명 분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습 중 내가 경험한 간호 간병 통합 병동은 한마디로 '정신없는 전쟁터'였다. 병실 호출 벨은 쉬지 않고 울리고, 한 명의 간호사가 응급약물 투여와 기저귀
【 청년일보 】 "의료 인력은 충분한가?" 매일 아침, 병원의 복도는 분주하다. 간호사들은 스테이션에서 환자의 바이탈사인과 투약 일정을 체크하고, 의사들은 회진을 준비하며 숨 돌릴 틈 없이 움직인다. 그 속에서 실습생인 나도 조용히 뒤따른다. 그러나 실습 첫날부터 느꼈던 감정은 ‘설렘’보다도 ‘걱정’에 가까웠다. 이 복잡하고 빠른 시스템 안에 과연 나는, 그리고 우리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 의료현장의 현실 : 빠듯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 최근 여러 병원에서 간호사와 의사, 방사선사 등 다양한 직종의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에서는 인력 공백으로 인해 병동이 폐쇄되거나, 남아있는 인력이 몇 배의 업무를 떠안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의 평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OECD 평균을 크게 웃돈다. 즉, 간호사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환자의 수가 많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시간당 투약과 처치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면 결국 환자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 실습, 그 이상의 의미 의료 인력의 부족은 단순히 인원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