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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환자에게만 좋은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 청년일보 】 병동의 호출 벨은 쉴 새 없이 울려댄다. 간호사들은 두 발이 닳도록 움직이며, 진료 보조는 물론 식사 보조, 기저귀 교환, 침대 이동까지 모든 업무를 소화해낸다. 환자의 곁엔 보호자가 없고, 대신 간호사들이 있다. 이것이 바로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병동의 일상이다.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 인력이 환자의 일상 돌봄까지 책임지는 제도다.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돌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도입됐다. 실제로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현장을 가까이서 본 실습생으로서 "간호사들은 괜찮을까요?" 묻고 싶다.

실제로 간호사들은 의료적 처치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돌봄까지 떠맡고 있다.

 

한 선생님은 "하루 종일 퇴원 수속, 배변 처리, 식사 보조만 하다 보면 간호기록 쓸 시간도 부족하다"고 털어놓았고, 또 다른 간호사는 "내가 돌보는 건 환자 10명이 아니라, 환자 10명+보호자 10명 분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습 중 내가 경험한 간호 간병 통합 병동은 한마디로 '정신없는 전쟁터'였다. 병실 호출 벨은 쉬지 않고 울리고, 한 명의 간호사가 응급약물 투여와 기저귀 교환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도 빈번했다. 실습생인 나조차 지쳐버릴 만큼 빠듯한 현장이었다.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는 '서비스'이자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누군가의 노동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리고 그 노동의 주체는 대개 간호사들이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간호 간병 통합 병동은 지난해 기준 전체 병동의 60% 이상으로 확대됐다. 병상당 운영비를 국가가 지원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도 '이득'이 되는 구조다. 하지만 간호사의 처우 개선이나 인력 기준 강화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이 제도가 결국 간호사의 헌신에 기댄 구조가 아닌지 되묻게 된다. 환자 만족을 위해 도입된 정책이, 정작 가장 중요한 간호 인력의 소진을 야기한다면 그 지속 가능성은 의문이다.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는 분명 환자와 가족을 위한 좋은 제도다. 하지만 의료는 한쪽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간호사의 전문성과 건강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좋은 제도'는 그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노력을 함께 돌아볼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라고 느꼈던 실습 현장이었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이시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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