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빚을 지고 사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채권자는 상전(上典)보다 잔인하다. 상전은 육체를 혹사시킬 뿐이지만 채권자는 체면과 위신을 짓밟는다”고 말했다. 중국 청나라의 호림익(胡林翼)이라는 사람은 "빚을 안고 있으면 마치 뼈에 종기가 붙어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빚을 갚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은 많다. 혹독하고 잔인한 빚 독촉은 물론 자살 등 죽음으로 내몰리는 일도 생긴다. 이들의 상당수는 자산은 물론 정보가 부족한 경제적 약자일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빚의 탕감은 인권(人權)을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어느 누구도 빚 때문에 인권을 유린당하고,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빚에 짖눌린 사람들을 부담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란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강도 높은 채권 추심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워진다. 설사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노력의 대가를 궁핍한 본인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기보다 빚을 상환하는 데 쓰면 열심히 노력할 유인이 사라지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처럼 빚의 후유증이 초래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는 사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아예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0.1%였다. 반면 월 평균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9.9%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이 40% 밑으로 주저 앉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인 2010년까지만 해도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50.7%에 달했다. 10년새 10.8%포인트나 급감한 것이다. 저소득층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지난 2011년 이후 42.8%~50.1% 사이의 박스권 안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이 박스권마저 무너뜨린 것이다. 사실 사교육비 지출의 부익부 빈익빈 문제는 이미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 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소득층 가구는 한 달 평균 50만4000원 가량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반면 저소득층 가구는 9만9000원을 지출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
【 청년일보 】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부동산 정책 수술에 들어갔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인하,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 조절, 대출 규제 완화가 주요 대상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흔히 '종부세'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다. 부동산 세제 중에서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도입됐다. 당시 노무현 정부가 재산세를 강화하려고 하자 집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강남구 등이 재산세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무력화를 시도했다. 이에 지방세인 재산세 대신 지방자치단체가 손댈 수 없게 국세인 종부세를 신설한 것이다. 당초 노무현 정부는 종부세를 인별 과세했다. 그러자 배우자에 대한 증여가 늘어났다. 예컨데 인별 과세의 경우 부부가 각각 공시가격 5억원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남편이나 부인이 각각 보유한 주택은 과세 기준인 9억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대별 합산을 하면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 이상인 10억원이므로 종부세를 납부해야
【 청년일보 】 한진그룹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주)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극심한 분쟁을 겪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지가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것이었음에도 3세들의 경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은 아직도 여진(餘震)이 남은 상태다. 우리나라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은 낯설지 않다. '왕자의 난' 혹은 '형제의 난'이라고 이름 붙은 경영권 분쟁을 한두 번 겪어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성년후견' 청구가 새로운 분쟁 카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한국타이어가(家)다. 성년후견은 질병ㆍ장애ㆍ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정하는 제도다.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7월 30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상대로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감독인을 선임해 달라고 심판을 청구하면서 본격화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국타이어그룹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거쳐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조양래 회장은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 외에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그리고 차
【 청년일보 】 디지털 화폐는 컴퓨터 또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되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화폐를 통칭한다. 전자화폐, 가상화폐, 암호화폐, 그리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모두 포함된다. 전자화폐는 IC칩이 내장된 카드나 정보통신망과 연결된 PC 등의 전자기기에 전자기호 형태로 화폐적 가치를 저장했다가 상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전자지급 수단을 말한다. 신용카드‧체크카드‧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가상화폐는 발행 주체가 일반기업이다. 도토리, 멤버십 포인트, 쿠폰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금전적 가치는 있다. 하지만 특정 기업에 한정돼 사용되는 것으로 현금화할 수 없다. 전자화폐는 금융회사, 가상화폐는 발행 기업이 관리하고 가치를 보증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가치가 고정돼 있지 않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한다. 특히 관리하는 주체가 없이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다. 블록체인(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이 대표적이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실물 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발행한다.
【 청년일보 】 2000조원에 육박하는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이 연금충당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9일 공개한 국가결산 자료를 보면 2020회계연도 말 기준 국가부채 규모는 1985조3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연금충당부채가 1044조7000억원으로 52.4%를 차지했다. 절반이 넘는 셈이다. 지난 한 해 늘어난 국가부채 241조6000억원 중에서도 100조5000억원이 연금충당부채였다. 늘어난 국가부채의 41.5%가 연금충당부채였던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한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채 발행이 111조6000억원 어치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국가부채 증가 요인이었지만 연금충당부채 증가분 역시 이에 못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나라빚 2000조원, 그리고 연금충당부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나면서 국가부채가 증가된 부분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1년 발생주의 회계 도입에 따라 연금충당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해 회계장부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 부채의 성격이 국채와 같은 확정 부채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해명에 나서고
【 청년일보 】 세상에는 약 68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세기 말이면 절반이 사멸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淸)을 세운 만주족의 언어가 대표적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세계어로서 지위를 더욱 굳히고 있는 영어가 대표적이다. 유창함의 정도를 떠나 전 세계 인구의 25%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에 저장된 정보의 80% 이상은 영어로 돼 있다. 심지어 이슬람 테러집단도 선전선동에 나설 때는 영어를 사용한다.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역시 세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대박(Daebak), 먹방(Mukbang) 같은 말이 해외에서 일반명사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들은 김치(Kimchi)나 소주(Soju) 처럼 낱말의 소리를 단순히 알파벳으로 옮긴 것이라서 호불호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에서 비롯된 갑질(Gapjil)이나 꼰대(Kkondae) 같은 말은 상황이 다르다. 외신은 일터에서의 괴롭힘(workplace harassment)으로 번역하면 갑질의 인격 모독적 뉘앙스가 담기지 않아 그대로 썼다고 한다. 꼰대 역시 'old man'이나 'senior citizen'
【 청년일보 】나이대를 불문하고 얼굴 또는 몸에 여드름이 난다면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여드름이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이유는 1회성 증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증상이고, 치료 이후에도 흉터를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드름이 만성으로 지속되는 환자들은 대개 사춘기 때부터 증상이 시작된다. 사춘기 여드름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고 방치한다면, 혹은 일시적인 치료 이후 관리에 소흘하게 된다면 사춘기성 여드름이 성인성 여드름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여드름이 오래도록 잘 낫지 않고, 다시 재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드름을 단순히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모공에 생기는 피지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여 생기는 질환이다. 유전적으로 남성호르몬 분비, 피지분비가 많다면 여드름이 생길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피지분비가 많더라도 모공의 피지배출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여드름이 생기지 않는다. 반대로 모공의 피지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면 피지분비가 적더라도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피지배출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모공 위를 덮는 표피의 각질층이 딱딱해지거나, 각질 사
【 청년일보 】축구나 농구 등 단체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과의 몸싸움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 되고,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하여 치료를 요하는 정도의 부상을 입는다. 이러한 운동들은 필연적으로 과격한 플레이가 수반되기 때문에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나 알고 있다. 단순히 멍이 드는 정도의 부상이라면 상호 양해하에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다면 그에 대한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배상요구에 가해자가 응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 다. 민사상 불법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위법한 행위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경우 위험을 예견할 수 있는 운동 경기 중의 행위를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우리 법원에서는 운동경기에 참가한 당사자들이 "주의의무"를 다하였 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경기의 종류, 위험성, 당시 경기진행 상황, 당사자들의 경기규칙 준수여부, 경기 전후 사정, 부상의 정도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실제 사례로 농구경기 중 수비를 하던 사람이
【 청년일보 】 3대 세습을 넘어 김씨 왕조의 영구집권을 꿈꾸는 김정은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의외지만 전근대적 수단으로 보이는 확성기와 일명 '삐라'로 불리는 전단이다. 북한이 보유한 최대의 대남 비대칭 전력이 핵과 미사일이라면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북 비대칭 전력은 확성기와 전단을 중심으로 한 대북 심리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늘의 날씨 같은 사소한 정보는 물론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정보까지 거침없이 내보내는 확성기는 최전방에 근무하는 북한군 신세대 병사들을 동요시킬 수 있다. 주체사상과 우상화 교육 등으로 세상물정 모르고 입대한 병사들에게 외부 세계의 뉴스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탈북자 출신인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가장 먼저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온 사람이다. 지난 2003년 10월 처음으로 전단을 날렸던 이 단장은 2005년 7월 전단 살포를 위해 대형풍선을 발명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원자탄으로도 깰 수 없는 '폐쇄 북한'을 무너뜨리는 가장 위력적인 폭탄은 북한 주민들을 깨우치기 위한 종이, 즉 값싼 전단이라고 말한다. 그는 "폐쇄가 강하면 강한 만큼 정보에 대한 갈망도 강하다"면서 "전단의 엄청난 위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
【 청년일보 】 우리나라 그룹의 지배구조는 독특하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까지 대부분의 그룹은 특정 업종의 수직계열화는 물론 비즈니스 간 연계가 거의 없는 사업까지 함께 영위했다. 돈 되는 사업은 다 하는 소위 문어발 확장이 대세였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풍토는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상호출자 또는 순환출자로 연결된 복잡한 지배구조는 여전히 남아있다. 상호출자는 두 회사가 서로 출자해서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손 쉽게 자본금을 늘려 대출 등에서 이익을 꾀하는 편법이다. 순환출자는 상호출자의 확장 버전이다. 3개 이상의 기업에서 출자한 자본금이 돌고 돌아 원래 기업으로 돌아오는 형태다. 우리나라 그룹이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 것은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상황에서 압축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자본가, 즉 그룹 오너들이 자본을 축적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부로부터의 수혈(차입)을 통해 자본을 공급받았다.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기 전 우리나라 그룹의 부채비율이 대단히 높았던 이유다. 하지만 차입만으로는 부족한 자본을 채울 수 없었다. 자금은 필요하고 경영권은 유지하고 싶었던 그룹 오너들이 활용한 레버리지 수단 가
【 청년일보 】 자수성가(自手成家)란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사람이 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켜 세우거나 큰 성과를 이루었을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에게 이 말은 너무 빈약해 보인다. 양계장에서 시작해 한국 재벌 순위 38위에 오른 그에게 '재계의 기린아'라는 평가는 더 없이 적절해 보인다. 우 회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평범한 농촌 가정의 8남매 가운데 일곱째로 태어났다. 광주상고를 나온 우 회장은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1971년 양계장 운영에 나섰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돈 없는 사람들에게 계란 반찬은 귀한 음식이었다. 양계장은 그런대로 잘됐다.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풍파를 겪어야 하는 것일까. 양계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염병이 돌면서 병아리가 다 죽어나간 것이다. 여기에서 스토리가 끝났다면 오늘의 우 회장은 있을 수 없는 법. 우 회장은 1978년 양계장을 정리하고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988년 자본금 1억원으로 SM그룹의 모체가 된 삼라건설을 설립했다. 우주만물을 의미하는 '삼라만상'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1997년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기회였다. 당시 유동성 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