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후배들이 쓴 짧은 소설 29편을 모은 ‘멜랑콜리 해피엔딩’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란히 나왔다.
‘그때 그 사람’, ‘마른 꽃잎의 추억’, ‘아직 끝나지 않은 음모’, ‘그림의 가위’, ‘어떤 유린’ 등 48편의 이야기가 실린 이 짧은 소설집은 평생에 걸쳐 선생의 화두였던 ‘사랑과 자유’에 대한 희구를 때론 낭만적으로, 때론 희망적으로 펼쳐 보인다.
박완서는 이 소설집에 대해 “바늘구멍으로 내다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적어도 이삼십 년 앞을 내다보았다고 으스대고 싶은 치기”라고 고백했다.
‘멜랑콜리 해피엔딩’은 바완서의 문학적 세례를 받고 성장한 후배 문인들이 고인에 바치는 헌사의 성격을 지닌 콩트 모음집이다. 김숨 박민정 임현 정세랑 조남주 등 젊은 작가와 권지예 백민석 이장욱 최수철 함정임 등 중견 작가들이 참여했다.
강화길은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할 때면, 나는 늘 박완서 선생님을 떠올린다.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그렇게 한참 그녀의 작품을 떠올리고 있다 보면 위로가 된다."고 적었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는 "막막하고 두려워 숨이 턱 막히기도 합니다. 그럴 때 선생님의 문장들을 손끝으로 짚어가며 읽습니다. 저에겐 의식 같은 일입니다."라고 고인츨 추모했다.
오정희 소설가는 후배들의 소설집에 이런 추천사를 덧붙였다. "인간사, 인생사의 복잡하고 오묘한 켯속을 명민한 눈길로 날카롭게 짚어내며 따뜻이 끌어안았던 박완서 선생의 문학 정신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바쳐진 이 짧은 글들은 생의 순간들을 번쩍, 비춰보이는 것으로써 인간이란 무엇이고 우리는 누구이며 관계의 본질은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