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노사간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단행된 승진인사를 둘러싸고 저조한 승진률에 노조가 반발, 게다가 사측이 실적부진으로 인한 비상경영 상황을 직원들의 탓으로 돌리는 듯 하는 행태에 더욱 격분하며 노사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935/art_16620049063187_bb49d2.jpg)
【 청년일보 】 하나카드의 노동조합이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올 하반기 승진인사를 대폭 축소한 사측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노사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 일부가 물바다가 된 상황에서도 '경영설명회'를 이유로 사측이 직원들을 오전 8시 30분까지 출근을 강요하자, 이에 노조가 비상적인 경영행태라며 반발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여신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나외환카드지부(이하 하나카드 노조)는 지난달 31일 사측이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올 하반기 승진 규모를 축소한 점에 반발, 본사 15층 일부를 점거하며 부서장에 대한 사령장 수여식을 저지하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올 하반기 승진자는 총 19명으로, 이중 8명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신분 전환된 직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승진자는 11명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하나카드 노조의 한 관계자는 "비상경영을 이유로 내세워 올 하반기 승진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라며 "인사권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긴 하나, 정당하고 합당한 이유 없는 승진 축소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카드의 올 하반기 직원 승진률은 4.5%로, 이는 전년 동기 승진률 8.5%의 절반 가량으로 대폴 축소됐다. 승진 인원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인사때에는 39명이 승진했으나, 올 상반기 29명으로 축소된 데 이어 올 하반기 승진 인사에서는 19명으로 더욱 줄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의 승진률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결국 하나카드가 지주 차원에서 선포한 비상경영 체제에 적극 앞장서는 모습"이라며 "이번 승진인사의 규모를 보면 안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사측이 업계의 비상상황의 원인을 직원들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더욱 격앙된 모습이다.
지난달 9일 오전, 사측은 올 하반기 비상경영 방안을 직원들에게 설명한다는 취지로 '경영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은 서울 및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서울 일부 지역은 완전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르는 등 도심 일대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직후였다.
![하나카드 노조의 항의 방문 모습.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나외환카드지부]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935/art_16620044947757_573c88.jpg)
천재지변으로 인해 교통 상황이 어렵게 되고, 추가 피해 가능성이 높아지자 윤석열 대통령까지 집적 나서 출근 시간 조정을 적극 독려했음에도 불구 사측이 직원들의 안전은 무시한 채 경영설명회에 직원들의 참석을 강요하는 등 비상식적인 경영 행태에 보였다며 격분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인사 담당 부사장과 본부장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카드업계의 비상상황을 초래한 것은 직원들이 아니라 바로 경영진에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물바다가 된 도심을 뚫고 출근하고도 사측의 비상경영체제의 이유를 ‘해이해진 직원들의 탓'이란 정신교육을 들어야만 했다"고 힐난했다.
하나카드 노조는 사측의 비상식적인 경영행보가 노사간 갈등을 야기하는 한편 내부 직원들의 사기를 하락 시킨 만큼 직원들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모하기 위한 일환으로 내부 투쟁 시위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교통 복구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통령까지 나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관과 단체들도 출근시간 조정을 적극 독려하기까지 했다"면서 "특히 교통상황이 매우 안좋은 상황에서 어렵게 출근한 직원들을 상대로 회사의 비상경영상황의 원인을 직원들 해이해진 직원들의 탓인 양 몰아간 것은 경영진들의 책임의식과 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재한 것 아니냐는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