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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1분기 실적리뷰] 경기침체 불안감 속 은행 '선방'...카드업계·저축은행은 '울상'

하나은행 올해 1분기 순익 9천707억원...국내 5대 시중은행 중 1위
초라한 카드업계 1분기 성적표...하위권 카드사 '실적악화' 확대일로
조달금리·연체율 상승 '이중고'...저축은행권 역시 업황 전반 '침체기'

 

금융권의 2023년도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글로벌 경기둔화 및 미 은행시스템의 불안감 지속, 국내 기준금리 동결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사는 올 1분기 양호한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은행·증권·보험을 비롯한 금융권의 1분기 실적을 리뷰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경기침체 불안감 속 은행 '선방'...카드업계·저축은행은 '울상'

(中) 증권사 1분기 '호실적'...'CFD·부동산PF' 리스크에 2분기는 '글쎄'

(下) 보험사, IFRS17 도입 후 사상 최대 실적 달성...'CSM' 신뢰성 논란 '증폭'

 

【 청년일보 】 지난해 금리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온 은행권이 올해 1분기 경기침체의 불안감 속에서도 실적 선방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러나 1분기 카드업계와 저축은행권은 은행과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치솟은 조달금리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올해 초부터 높아진 연체율로 인해 대손충당금 규모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은행권, 1분기 성적표 하나은행 '우뚝'...KB·신한은행 나란히 2위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순이익은 4조3천65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사 전체 순이익(5조8천462억원)에서 올해 1분기 비은행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대표 계열사인 은행 실적이 전체의 7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올 1분기 하나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5.5% 늘어난 9천707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의 이러한 호실적 배경으로는 비이자이익의 성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수수료이익 등이 크게 늘며 3천138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112.6%가 늘어난 수치다.

 

1분기 하나은행의 전체 수익에서 비이자이익의 비중은 13.6%로, 지난해 1분기(8.1%)였던 비이자이익 비중 보다 무려 5.5%포인트 올랐다.

 

이는 다른 은행과 비교해도 확연히 높은 수치다. 은행권의 1분기 비이자이익 비중은 하나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이 12.7%로 2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11.6%), 우리은행(10.3%), NH농협은행(9.8%)이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 순이익은 나란히 9천315억원을 기록했다.

 

먼저 신한은행은 올 1분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의 경우 대출 자산 확대와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8.1% 늘어난 2조26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4% 늘어난 2천616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7% 감소하며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작년 1분기(2조1천396억원)와 비교해 9.7% 늘어난 2조3천474억원을 기록했다. NIM 역시 1.79%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선제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차주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건설업 등 취약부문에 대해 추가충당금(3210억원)을 적립한 영향으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1분기 대비 12.28% 증가한 이자이익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천5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NH농협은행은 당기 순이익 6천721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러나 성장률은 전년대비 58.5%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 경기침체 대비 충당금 적립...카드업계, 올 1분기 실적 '비상'

 

은행권이 실적 선방에 선공한 반면, 카드업계와 저축은행은 올 1분기 실적 악화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인상 여파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조달 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1%대로 높아진 연체율 때문에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당기 순이익은 총 5천854억원으로 전년(7천640억원) 대비 23.4% 줄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천6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가 줄었다. 업계 2위 삼성카드 역시 1천455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작년동기와 비교해선 9.5% 감소했다. 현대카드 역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9% 소폭 줄었지만, 한 자릿수 감소에 그쳤다. 

 

상위권 카드사 중에서는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이 820억원으로 31.0% 줄었으며, 롯데카드도 544억원으로 40.5% 감소했다.

 

카드업계의 실적악화는 하위권 카드사로 갈수록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0%나 급감했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도 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줄었다. 비씨카드 역시 케이뱅크 풋옵션 평가분이 반영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13억2천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실적 부진 배경으로 높은 조달비용이 꼽힌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통해 조달한다.

 

또한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카드사마다 각종 금융비용을 선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 1분기 들어 모든 카드사의 연체율이 1%를 넘겨 카드사마다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조달비용이 크게 오른 것과 더불어 연체율까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전반적으로 영업 환경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권 업황 전반 침체기...조달금리가 '발목'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는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이 길게 이어지면서 업황 전반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저축은행 업권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해 최대 순익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총 1조5천9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8% 줄었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는 20~30개 저축은행이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중·대형 저축은행에서도 적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분기 저축은행들의 실적 악화는 지난해 11월부터 가파르게 인상된 조달금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당시 시중은행들은 조달금리 상승 영향에 정기예금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렸는데, 자금이탈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은 이보다 더 높은 연 6% 이상의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쏟아냈다.

 

통상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대출금리까지 반영되는 시차는 3~6개월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해 폭등한 수신금리가 올해 1분기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1분기 전반적인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은 비교적 고신용자에게도 평균 연 18%가 넘는 이자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저축은행 대출액 중 연 18%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은 31.0%로 1년 전(23.5%)보다 7.5%포인트 높아졌다.

 

더욱이 높아진 대출금리는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평균 연체율은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3.5%)과 비교해 1.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3.4%)과 비교하면 1.7%포인트 오른 수치다.

 

결국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에게는 연 20%가 넘는 이자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 법정 최고금리(연 20%)와 연체율 탓에 추가 대출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최고금리 상한이 존재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실행할수록 손해가 쌓이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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