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6 (목)

  • 맑음동두천 0.5℃
  • 맑음강릉 6.4℃
  • 맑음서울 0.5℃
  • 구름많음대전 4.6℃
  • 연무대구 6.8℃
  • 연무울산 7.8℃
  • 연무광주 6.8℃
  • 연무부산 8.3℃
  • 구름많음고창 6.2℃
  • 맑음제주 11.0℃
  • 맑음강화 -0.3℃
  • 구름많음보은 3.3℃
  • 맑음금산 5.4℃
  • 흐림강진군 8.1℃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물가'는 뛰고 '약가'는 떨어지고….제약업계, 수익악화에 신약개발 차질 우려 '끌탕'

정부, 올해 9월 제네릭 의약품 7천675개 품목 일괄 인하 조치
소비자 부담 경감 등 '긍정적' 분석 속 신약개발 차질 우려도
제약업계, 수익성악화 우려 속 약가보전 등 정책지원도 병행

 

【 청년일보 】 정부가 지난 2012년에 이어 올해 약가(藥價) 인하를 단행하면서 제약업계가 수익성 악화 우려에 끌탕이다. 


약가 인하로 소비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순 없지만 제약사들의 경우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신약연구개발 추진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국내 제약업계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제약업계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의약품 상한금액 1차 재평가 결과를 두고 제약업계와 논의했다.


이 결과 재평가 대상 제네릭 의약품 1만6천723개 품목 중 9천48개 품목은 상한금액이 유지됐고, 7천675개 품목은 인하됐다. 


'제네릭'(generic) 의약품은 신약 특허가 만료된 뒤 신약과 같은 성분으로 만든 후발 의약품을 말한다.  


이번 정부의 약가 인하 조치는 지난 9월 5일부터 적용됐으며, 이번 재평가는 지난 2020년 제네릭 약가제도가 개편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 악화 등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을 신약 대비 53.55% 수준으로 일괄 인하했다. 이에 따른 여파로 당시 국내 상장 제약기업 70여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6% 급감했다.


실제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25호 정책보고서'에서 대웅제약은 지난 2010년 이후 국내제약 산업의 가장 큰 변곡점으로 2012년에 발생된 약가 일괄 인하 정책을 꼽았다.


보고서에는 "국내제약사의 최대 캐시카우인 제네릭 의약품의 추가적인 약가 인하는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이 성숙되지 않은 국내환경에서 자칫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에서 개발된 의약품의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일괄 약가 인하가 시행된다면 수입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따르면 당시 국내사 약품비 비중은 낮아진 반면 외자사 약품비는 증가하며 2011년 기준 80.2%였던 의약품 자급도가 2021년에는 60.1%까지 하락했다.


또 우려되는 부분은 약가 인하로 인한 여파가 고스란히 제약사들의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셀트리온제약은 제네릭 재평가에 따른 약가 인하로 인한 영향으로 케미컬의약품 부문 총 매출액이 일부 감소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약가 인하는 '연구개발(R&D) 투자 위축' 귀결…제약업계 "실효성 있는 정책 필요"


제약업계에서는 약가 인하로 의약품 R&D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약가 인하가 공익적인 목적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성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약사도 이윤을 내야 하는 기업인 만큼 적정 수익을 확보해야 신약 개발에 나서는데 수익성이 줄어들면 그만큼 신약 개발이나 R&D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제약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기업체 연구개발비의 재원은 자체부담 금액이 1조8천893억원으로, 전체의 95.9%를 차지했다. 정부·공공 재원은 불과 3.7%(728억원)에 그치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 처럼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연구개발 재원을 온전히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만큼 R&D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 사태부터 최근 계절성 독감 등 감기약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공급에 문제없도록 하기 위해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연이은 약가 인하 조치 등으로 수익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민 건강을 위한 필수적 산업인 제약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약가를 보전하거나 생산을 지원하는 적극적인 정책들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