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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女風(上)] "경영진부터 사외이사까지"...은행권 '우먼파워' 확산일로

국내 4호 여성 은행장 탄생 임박...토스뱅크 '재무통' 이은미 영입
금융지주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 '쑥'...이사회 다양성 제고 차원
10년 새 은행권 다양성 제고 노력에도...여성임원 비율 10% 하회

 

 

최근 ESG 경영이 생존과 미래 성장의 키워드로 등장하면서 금융업계는 MZ세대와 여성 등 수평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성향의 금융권에도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에 강점이 있는 여성 리더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사의 여풍(女風) 현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경영진부터 사외이사까지"...은행권 '우먼파워' 확대일로

(中) ESG 다양성 확보...증권가 여성 인재 육성 '눈길'

(下) "외국계 보험사 ‘여성 CEO’ 중용"...'여성 특화 보험사'도 등장

 

【 청년일보 】 대표적인 '남초' 사회였던 은행권에서 최근 여성이 약진을 거듭하며 경영진부터 이사회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최근 토스뱅크에서 역대 4번째 시중은행장이 탄생했다. 그 동안 미흡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던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크게 늘었다.

 

아울러 4대 금융지주 역시 2010년대 말부터 '여성인재 프로그램' 운영하면서 여성 임원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경영진 중 여성 임원의 비중은 여전히 1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4호 여성 은행장 탄생...영업·기업·재무 등 전문분야 '제각각'

 

최근 토스뱅크가 임기를 마치는 홍민택 대표 후임으로 여성 은행장을 내정해 은행권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1973년생인 이은미 후보자는 삼일회계법인, 대우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 등을 거쳤고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재무관리부문장, HSBC 서울지점 부대표, HSBC홍콩 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지낸 '재무통'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DGB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로 자리를 옮겼으며, 은행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는 태스크포스팀 공동의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 후보자가 이달 28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토스뱅크 대표로 취임하면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과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강신숙 Sh수협은행장에 이은 국내 네 번째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게 된다.

 

역대 4명의 여성 은행장 모두 전문 분야는 제각각이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은 지난 2013년 12월 IBK기업은행장에 오른 권선주 전 행장(현 KB금융지주 사외이사)의 경우 1978년에 기업은행에 입행해 CS센터장, PB사업 부단장, 외환사업부장, 카드사업 본부장, 리스크관리 본부장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기업금융 본부장을 거쳐 기업금융 본부 부행장,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역임한 '기업금융통'으로 불린다. 더욱이 그는 지난 2021년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부문 폐지를 말끔히 수행 후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수협은행장에 오른 강신숙 행장은 1979년 수협에 입행해 지점장, 센터장 등 영업현장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특히 그는 행내에서도 최연소 여성 부장, 최초 여성 본부장, 최초 여성 상임이사 등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된 사람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전략·재무·영업 등 저마다의 특장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사외이사도 여성 전진배치...이사회 다양성 제고

 

은행권 내 여성의 비중은 비단 경영진 뿐만 아니라 이사회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KB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를 필두로 지방 금융지주까지 사외이사에 여성 비중을 늘리는 등 이사회 다양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 및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고, 은행권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은행권 사외이사의 직군이 학계 37%, 금융계 22%, 관료 12%, 비금융계 11%로 학계 중심으로 편중돼 있으며, 전문분야 역시 금융·경제·경영 위주로 IT, 소비자, ESG 전문 사외이사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감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이사 중 여성 이사의 비중도 약 12% 수준에 불과하고,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은행도 8개에 달하는 등 성별 다양성도 미흡하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해외의 경우 2023년 기준 여성 이사의 비율은 씨티그룹 53.8%, 웰스파고 38.5%, BoA 35.7%에 달했다.

 

이에 국내 은행권은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이사회 개편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기존 6명인 사외이사를 7명으로 늘리고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보강했다. 하나금융도 사외이사를 8명에서 9명으로 확대,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22.2%로 올랐다.

 

신한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수를 현재의 9명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수를 3명(33.3%)으로 늘렸다. KB금융은 지난해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3명(42.9%)을 여성으로 구성했다.

 

이 외에도 JB금융지주는 자본시장 전문가인 이희승 이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로써 JB금융지주 내에서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22.2%까지 늘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러한 여성 사외이사 확대에 대해 "최근 이사회의 다양성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금융지주들도 다양성 확대에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성별 다양성 외에 직군의 다양성의 경우 여전히 교수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4대 금융지주가 추천한 여성 사외이사 총 4명 가운데 하나금융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제외한 3명이 교수 출신이다. 이를 기존 사외이사로 확장시키더라도 4대 금융지주 총 10명의 여성 사외이사 중 교수 비율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10년 전에 비해 개선됐지만...여전히 여성 임원비중 10% 하회

 

보수적인 분위기의 은행권에서 여성들의 입지는 여전히 좁은 모습이다. 은행 경영진 중 여성 임원의 비중이 10% 수준에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신한·하나·우리)의 임원 133명 중 여성임원의 비중은 10명(13.3%)에 그쳤다.

 

KB국민은행은 총 45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4명으로 8.8%로 나타났으며, 신한은행은 30명 중 2명(6.6%), 하나은행은 35명 중 3명(8.5%), 우리은행은 23명 중 1명(4.3%) 수준이었다.

 

물론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2013년 12월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임원 합계는 82명으로 그 중 여성 임원은 KB국민은행 박정림 전무(전 KB증권 대표)와 홍은주 사외이사(교수) 등 단 둘 뿐이었다.

 

이에 4대 금융지주는 2010년대 말부터 '여성인재 프로그램' 운영하는 등 여성인재 발굴·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KB금융은 지난해 그룹의 중장기 추진 전략인 'KB Diversity 2027'을 내놓고 2027년까지 계층과 성별의 다양성을 확대, 그룹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여성인재 운영 원칙(부점장 20%, L3 본부팀장 30%, 본부팀원 40%)에 따라 여성 관리자를 육성하는 한편, 여성 직원의 직무 다양화를 위해 기업금융 담당 여성 직원 비중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지난 2018년부터 '신한 쉬어로즈(Sheroe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지난 2022년 1월 선임된 조경선 신한DS 대표이사가 신한 쉬어로즈 1기생이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은 여성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를 통해 지난해 3기까지 총 92명의 여성리더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은행권 안팎에서는 여성인재가 여성 임원으로 성장하는 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체로 은행원이 임원까지 승진하는데 20년이 넘게 소요되는데 아직 은행권의 여성인재 발굴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은행 내 여성 인재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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