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금리로 인한 높은 차환비용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원활한 자금조달과 자본 건전성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국내 여신전문금융사 최초로 공모방식을 통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최대 2천500억원이며 발행금리는 수요예측일 기준 5년물 국고채 금리에 적정 스프레드를 가산해 결정된다. 발행 만기는 최초 30년인데, 5년 후 콜옵션으로 조기상환 또는 30년 단위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앞서 롯데 및 현대카드도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친 상황이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지난달 및 지난 2월 총 2천220억원, 1천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 중 하나로 활용돼 왔다.
다만 이번에 KB국민카드가 공모방식을 채택한 배경에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며 회사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비용 상승 등 자금 조달환경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이 꼽히고 있다.
올해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한 여전채의 만기도래 물량은 83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만기 여전채(76조원) 보다 무려 7조원 불어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등 아직 시장금리가 고점에 머무르는 점은 카드사의 차환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말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당초 회사가 목표로 설정한 최대치 규모를 사모방식에 비해 유리한 금리로 이달 초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공모로 발행하면 사모방식에 비해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종자본증권은 자금 조달 외에 자본 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즉 불확실성이 높은 고금리 상황에서 카드사가 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자본 건전성 높이기에 돌입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상계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을 상승시키는 반면,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런 한편 기간이 지남에 따라 구간별로 금리가 점차 상승하지만, 콜옵션을 행사하면 상환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연체율 상승 등 지난해부터 자본건전성 이슈가 이어지며 레버리지배율 개선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채권보다 금리가 최대 1~2%p 수준으로 높지만, 건전성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도 "카드사들은 장기성 자금조달을 통해 조달비용 상승을 사전에 방지하고, 향후 자본 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카드사들이 여전채 및 장기 차입금 위주로 조달하면서 금융비용도 상승하고, 만기가 금방 도래하면서 차환비용이 증가했는데 신종자본증권은 이를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