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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본사 이전에 선제적 대응"...코람코자산신탁, '더에셋' 조기 매각 '속사정'

코람코자산신탁, 삼성화재 본사 사옥인 '더 에셋' 매각 추진...시장 회복 기대감 및 리츠 만기 임박
일각, 순화동 '삼성타운' 삼성화재 이전 대비 선제적 대응...코람코 "삼성화재 이전과는 무관하다"

 

【 청년일보 】 코람코자산신탁이 서울 강남업무지구(GBD) 랜드마크로 꼽히는 '더 에셋(The Asset)' 빌딩의 매각 자문사 선정에 나서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매각을 두고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국내 상업용 빌딩 시장의 회복 기대감과 리츠 만기가 임박하는 등 현재 시점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빌딩 사무실의 67%를 사용 중인 삼성화재의 2026년 본사 이전 이슈와 대체투자처로서의 매력도 저하로, 코람코자산신탁이 더 에셋 빌딩 매각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삼성화재 본사가 입주한 '더 에셋' 오피스빌딩의 매각 자문사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와 세빌스코리아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더 에셋'은 2호선과 신분당선 강남역 지하와 연결돼 접근성이 높은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지하 7층~지상 32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면적 8만1117㎡(2만4538평) 규모에 달한다.


2007년 12월 준공된 '더 에셋'의 최초 소유자는 삼성물산이었다. 하지만 2018년 9월 코람코자산신탁이 코크렙43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코크렙43호리츠)를 통해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더 에셋' 빌딩에 입주해 있는 회사는 ▲삼성화재 ▲네이버 ▲피플펀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잡코리아 ▲지멘스헬시니어스 등이다. 

 

시장에서는 강남권역(GBD)내 우량 오피스 자산들의 최근 매각가가 3.3㎡당 4천만원대 초반라는 걸 전제로 강남역 초역세권 입지, 우량 임차인 등을 고려하면 더 에셋 타워의 매각가를 평균 3.3㎡당 4천만원 중후반대로 전망된다. 연면적 환산 시 매각가는 1조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 관계자는 "더 에셋 타워는 삼성화재 본사가 임차해 있는 상징적인 건물로 프리미엄이 있다"며 "현재 시장에 나온 오피스 매물 중 가장 우량한 자산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람코신탁자산측도 최근 국내 상업용 빌딩 시장에 투자환경 변화와 더불어 리츠 만기 시점이 다가오면서 매각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가 발표한 '2024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중 16%가 상업용 부동산 빌딩의 순매수 의향을 보였다. 이는 일본 8%, 싱가포르 8%에 비해 두 배 높은 수치다.


CBRE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2023년 12월 국내 투자자 51명을 포함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 510명의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2024년 부동산 투자활동 전망 및 주요 리스크, 선호 전략과 섹터 등을 조사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의 투자 확대 요인으로는 금리 안정화 및 부채 비용 감소에 대한 기대(31%), 합리적인 가격 조정(28%), 부실자산 투자기회 증가(24%)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투자자의 과반수가 넘는 54%가 오피스 자산을 선호해 3년 연속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해외 주요 오피스 시장과 달리 국내는 서울 A급 오피스의 낮은 공실률과 임대료 상승이 이러한 추세를 견인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인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오피스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2.15%로 직전 달(2.24%)보다 0.09%포인트(p) 하락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최근 상업용 오피스 건물에 대한 시장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리츠 만기가 내년이라는 점 등으로 이사회에서 매각을 결정해 추진한다"면서 "통상 리츠 만기 이전에 미리 준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고 투자자들도 이제 움직여도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운용사들도 좋은 가격의 거래를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해 우리도 매물을 내놨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빌딩 사무실의 67%를 본사로 사용 중인 삼성화재의 2026년 본사 이전 이슈와 대체투자처로의 매력도 저하가 코람코자산신탁이 매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순화동 삼성타운’ 조성이 첫걸음을 뗐다. '순화동 삼성타운'은 서울 중구 순화동의 옛 중앙일보 본사 일대에 축구장 30배 크기 연면적(21만4735㎡)의 대규모 복합 건축물을 짓는 사업으로, 이달부터 기존 건물 철거를 시작했다.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순화동 삼성타운이 완공되면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모두 입주해 ‘삼성 금융타운’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암아트홀 부지에 삼성타운이 완공되면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이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금융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처럼 삼성 금융계열사가 순화동으로 이전할 가능성에 대비해 코람코자산신탁이 선제적으로 더 에셋 빌딩 매각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동산 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져다 주는 입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매각금액은 차이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조건의 위치에 있어도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 것과 새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불확실성은 큰 차이가 있다. 만기를 앞둔 투자자들이 매각 의사를 비치면서 코람코측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람코자산신탁측은 현재 매각 자문사를 선정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삼성화재 본사 이전이 매각 판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리츠 만기가 내년 하반기로, 만기가 임박해 추진하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면서 "현재 자문사를 선정해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화재 본사 이전은 우리의 매각 판단에는 영향이 없으며,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전략적으로 방법을 마련 중이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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