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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은 두렵다”…전국 땅꺼짐 현상, 대책 마련해야

 

【 청년일보 】 요즘 길을 지나다보면 갑작스레 땅꺼짐(싱크홀·지반침하)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민의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불안 심리가 가득한 얼굴 표정과 빠른 귀가를 서두르는 모습에서 도로 환경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은 시민들이 하나둘씩 늘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지하철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겼던 땅꺼짐 현상은 이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시내(애오개역)는 물론이고 광명(신안산선)과 인천(부평구)을 넘어 부산(사상구)과 광주(동구), 대전(서구)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면 단순히 물적 피해를 넘어 부상에서 사망에 이르는 인적 피해도 야기하기 때문에 큰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한창 개발되던 시기인 1970년대 매설된 상하수도관 등 사회 인프라 시설이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노후화되고 파손되면서 수분이 배출돼 토사와 섞여 지반이 침하되는 현상을 겪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지하철 공사를 진행하다가 상하수도관을 건드려 손상이 발생해 피해가 더 커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때는 더 많은 양의 수량이 지반 하층의 토사에 번져 한꺼번에 많은 양의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한다.

 

도로 한복판에 수십미터의 구멍이 생겨 그 곳을 통행하던 사람이나 차량이 추락했을 때 맞닥뜨리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 자칫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실제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앞 사거리에 생긴 지름 20m, 깊이 20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을 인지하지 못하고 달리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당일 오후 6시 30분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한 이후 왕복 6차선 도로 중 4개 차선이 함몰됐다. 이날 저녁 싱크홀로 추락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이튿날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구조에 나섰던 강동소방서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을 통해 “매몰된 30대 남성이 오전 11시 22분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며 “17시간의 사투(수색) 끝에 땅꺼짐 현장에 발생한 싱크홀 중심선을 기점으로 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남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당일 밤 11시 기준 싱크홀 내부에 2천톤의 물과 토사가 섞여 있었지만, 이튿날 오전 10시를 기해 2천톤의 물은 다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이후 상수도 배관이 파열돼 싱크홀 내부가 침수되기도 했는데,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물과 토사에 섞여 싱크홀에 갇혀 있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련의 사건을 종합해보면 땅꺼짐의 주요 원인은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관과 지하철 공사 등 무리한 토목공사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상하수도관 외에도 다양한 지하 매설 시설이 있지만 지반침하에 영향을 주는 물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좀 더 연관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오래된 도시로 평가받는 서울은 매설된 하수관로의 30%가 50년을 넘긴 ‘초고령 하수관’이다. 하수관이 언제 터질지, 또 땅꺼짐으로 재발할 지 알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사고를 종합해보면 땅꺼짐은 얼마든지 추가로 발생할 수 있고 예견 가능한 여건을 지니고 있다.

 

노후 하수관은 하수관의 구멍과 갈라진 틈 사이로 새어나온 물이 땅속의 흙을 쓸어내면서 빈 공간이 생겨 땅이 내려앉기 때문에 땅꺼짐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시는 매년 2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노후 하수관로 100㎞ 가량을 정비하지만, 예산 부족에 검침 장비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빠른 대응은 힘든 실정이다.

 

특히 시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국비 보조가 절실한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사정이라는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당분간은 하수관 교체와 정비, 땅꺼짐 사고 대응을 겸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해명은 곤란하다.

 

좀 더 중장기적인 정비 계획을 세우고 땅꺼짐 확률이 높은 지역을 우선으로 예방 대책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도로 환경 개선에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 등이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도로에서 달리던 차가 추락하면 안되지 않겠는가. 기본에 충실할 시점으로 보여진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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