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효성그룹이 2개의 지주회사로 재편되며 조현준·조현상 형제의 독립 경영에 속도를 낸다.

효성은 14일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분할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민연금도 이번 안건에 찬성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그간 오너가의 사내이사 선임 등 효성 측 결정에 기업 가치 훼손 이력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왔다.

이날 승인에 따라 내달 1일부터 효성은 기존의 ㈜효성과 새로 설립되는 HS효성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효성 0.82, HS효성 0.18이다.

효성은 앞서 지난 2월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의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결의했다.

조현준 회장은 기존 지주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을 맡아 기존 사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과 효성첨단소재를 이끌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이번 지주사 분할로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혁신 등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계열사는 전문성 강화와 간소화된 의사결정 체계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설지주사 HS효성은 모빌리티,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회사를 더욱 발전시키고 높은 성과를 이루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 경영에 나서며 효성은 사실상 계열 분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별세에 따른 지분 상속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독립 경영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명예회장이 생전에 보유했던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이었다. 지분 상속으로 조현준 회장의 ㈜효성 지분은 22.59%에서 33.03%로, 효성티앤씨 지분은 14.59%에서 20.32%로 증가했다.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첨단소재 지분율도 12.21%에서 22.53%로 늘어났다.

재계에서는 두 지주사가 공식 출범하고,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완전한 계열 분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