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88개 그룹이 다른 국가에 세운 해외법인 숫자는 올해 기준으로 6천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새 미국에서 운영중인 해외법인 숫자는 증가한 반면 중국(홍콩 포함)에 둔 해외법인은 감소해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국내 88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88개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6천16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에서 운영중인 5천686개 해외법인 보다 1년 새 480곳 많아진 숫자다.
올해 88개 그룹 국내 계열사 숫자는 3천318곳인데, 국내법인보다 해외법인 숫자가 2천848곳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된 그룹 중에서는 한화가 824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그룹의 해외법인은 ▲2021년 447곳 ▲2022년 637곳 ▲2023년 739곳으로 지속적으로 늘더니, 올해는 800곳을 넘겼다.
이어 해외 계열사가 많은 그룹은 SK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파악된 SK 그룹의 해외법인 숫자는 638곳이다. 이는 지난해 598곳과 비교하면 1년 새 40곳 많아진 숫자다.
삼성은 올해 기준 563곳으로 한화, SK 다음으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보유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했다.
그 외에 ▲현대차(425곳) ▲CJ(401곳) ▲LG(284곳) ▲롯데(203곳) ▲GS(163곳) ▲포스코(149곳) ▲네이버(106곳) ▲미래에셋(104곳) ▲OCI(102곳)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올해 기준으로 미국에서만 1천590곳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1천321곳보다 1년 새 269곳 늘어난 숫자다.
매년 대기업집단 전체 해외계열사 중 미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8.8% ▲2022년 22.1% ▲2023년 23.2%로 증가해왔는데, 올해는 25.8%로 4분의 1을 차지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중요한 사업 무대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CXO연구소는 설명했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는 827곳이나 되는 해외법인을 올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국과 달리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전년 대비 올해 대기업집단에 있는 전체 해외법인 숫자는 500곳 가까이 증가했지만, 중국 법인은 1년 새 18곳 감소했기 때문이다.
홍콩에 법인을 둔 곳까지 포함하면 중국에 세운 회사만 최근 1년 새 31곳이나 철수했다. 전체 해외법인 중 중국(홍콩 제외)에 설립된 해외계열사 비중도 2022년 15.9%, 2023년 14.9%였는데, 올해는 13.4%로 1년 새 1.5%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대기업이 홍콩에 세운 법인 숫자는 ▲2020년 170곳 ▲2021년 163곳 ▲2022년 154곳 ▲2023년 154곳이었는데, 올해는 141곳으로 점점 줄고 있는 양상이다. 홍콩과 달리 싱가포르에는 국내 주요 그룹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가 점점 증가세를 보여 대조적이었다.
싱가포르에 세운 해외법인은 ▲2021년 167곳 ▲2022년 186곳 ▲2023년 206곳 ▲올해 217곳으로 증가세가 뚜렷했다. 국내 대기업은 아시아 금융허브 도시로 홍콩보다는 싱가포르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해외법인 숫자로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조사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국에 법인을 많이 세운 나라는 베트남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 계열사 수는 ▲2022년 268곳 ▲2023년 299곳 ▲2024년 314곳으로 많아졌다.
이어 ▲일본 226곳(작년 210곳) ▲싱가포르 217곳(206곳) ▲인도네시아 199곳(187곳) ▲프랑스 196곳(190곳) ▲인도 158곳(154곳) ▲호주 156곳(139곳) ▲독일 149곳(136곳) 순으로 올해 해외법인 수가 많았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