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 6-3 생활권 공공임대주택 단지에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이 공법은 벽체, 창호, 배관, 욕실 등 개별 주거 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모듈러 공법의 가장 큰 장점은 공장에서 자동화·표준화된 설비로 자재와 부품을 제작해 현장 작업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군산 공장에서 제작된 모듈러는 트레일러를 통해 세종시로 운송된다. 지난 4일 설치된 모듈러는 1인 가구용 전용면적 21㎡ 크기로, 주방 싱크대와 붙박이장, 바닥 마감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전용면적 37㎡는 모듈러 2개를 연결해 만들며, 연결 부위는 매끈하게 마무리된다.

모듈러 공법은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고, 적은 인력으로도 공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6월 모듈러 설치가 시작된 세종시 6-3 생활권 공공임대주택 단지는 올해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만 완성되면 이후 공정은 빠르게 진행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모듈러 대량 생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공사 단가가 높은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모듈러 공법의 공사비는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30% 높다.

이에 LH는 모듈러 주택 확대에 나섰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력 소요가 적은 모듈러 주택은 앞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LH가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 물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듈러 주택은 주기적으로 부품을 교체하면 100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장수명 주택으로, 층간소음에도 강점이 있다.

노준오 LH 스마트하우징산업팀 차장은 "기존 공법 아파트는 층간소음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도 부수고 다시 짓기 어렵지만,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고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모듈러를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는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와 경기 의왕초평지구에서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은 13층이지만, 영국에서는 44층, 미국에서는 32층 이상의 모듈러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공공에서 사업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을 키우고, 제조사들이 설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H는 스마트모듈러포럼, 한국철강협회, LG전자, 모듈러 제조기업 4곳과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모듈러 표준 설계·평면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에 최적화된 바닥구조 개발에 나섰다.

모듈러 주택 시장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은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 위주의 제도다.

노태극 LH 스마트하우징사업팀장은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된 나라들은 건축 기준을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며 세금 공제와 보조금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LH는 모듈러 공법과 함께 PC(Precast Concrete) 공법도 시범 적용 중이다. 현재 평택고덕지구에서 12층 1개동 82세대 규모로 PC 공법 주택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PC공법 표준 평면과 구조를 도출할 예정이다.

LH는 장기적으로 연간 착공 공공주택의 10%를 모듈러와 PC공법으로 발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