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새로운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우리 '진로'를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앞으로의 100년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1924년 평남 용강에서 진천양조상회 창립과 함께 진로(眞露)소주 생산이 시작됐다. 이후 100년이 지난 2024년 하이트진로는 국내를 넘어 '소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4천831만6천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29.3%로 1위였고, 이어 ▲미국(24.1%) ▲중국(12.8%) ▲베트남(5.5%) 등 순이다.
연간으로 봐도 소주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141만달러로 전년 대비 8.7% 늘었다. 2013년 1억751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1억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최근 전세계적인 K-푸드 인기에 K-소주 판매도 날개를 단 셈이다. 이에 하이트진로 역시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제는 글로벌 무대로"…하이트진로, '소주의 세계화' 앞장
앞서 하이트진로는 1962년 국내 최초로 맥주 수출을 시작한 이래 현재 전세계 80여 개국에 맥주, 소주, 위스키, 막걸리, 매실주 등을 수출하고 있다.
소주 세계화를 위해 1986년 미국에 첫 해외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2023년 싱가포르 법인까지 총 8개 현지 법인을 구축했다. 또한 각 국가별 주요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현지화로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진로 대중화'를 비전으로 삼아 한국의 '소주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비전인 '진로 대중화'는 성공적인 '소주 세계화'를 넘어 소주가 세계인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주류 카테고리로 성장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제품 강화 및 유통망 확대, 커뮤니케이션 확장 전략을 통해 전세계에 진로의 대중화를 이루고 해외시장 소주 매출 5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과일소주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맞춰 새로운 과일향 제품 개발과 출시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 유입을 확대하고 레귤러 소주로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유통망 확대 및 전 세계의 다양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전략 국가를 육성시켜 거점으로 구축해 수출국 다변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더불어, 국가별로 가정시장뿐만 아니라 유흥시장으로도 영업범위를 확대한다. 로컬 프랜차이즈 계약과 지역 내 핵심상권을 우선 공략하고 거점업소 및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더욱 다양한 해외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진로의 글로벌 이미지도 강화한다. 글로벌 브랜드 수준에 맞는 규모감 있는 스포츠 이벤트 후원 활동과 국가별 페스티벌 참여, 컬레버레이션 실시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진로가 세계적인 주류 브랜드와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지난 2016년 '글로벌 비전 2024'를 선포하며 소주를 세계적 주류 카테고리로 육성시키겠다는 '소주 세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세계화' 전략 후 글로벌 시장에서 소주에 대한 관심은 증가했다. 2022년 유로모니터에서 실시한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별 조사에 따르면 소주에 대한 인지 수준이 평균 약 88.6%를 기록했고, 2017년 대비 2022년 전 세계 소주 판매규모는 약 2.5배 증가했다.
또한, 2022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상품 카테고리에 '소주(SOJU)'가 등록되며 국제적인 상품 명칭으로 인정받았다.
'소주 세계화' 속에서 진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약 12.6% 성장을 기록했다. 또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1억상자 판매를 돌파했고, 소주 단일 품목으로 1억불을 수출하는 업적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앞선 성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접점과 영역에서 전개한 글로벌 활동으로 경쟁사 및 유사 브랜드 대비 압도적 인지 수준을 확보하며 대한민국 소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판매 증가에 따른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단지 내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건립 중이다.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인 베트남 공장은 약 2만5천여평의 면적에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간 100만상자다. 이후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동남아 시장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올 2분기 실적도 '맑음'…국내 시장 '켈리·테라'로 경쟁력 강화
하이트진로는 국내 시장 성과도 탄탄하다. 식품산업통계정보 마켓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제조사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59.8%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대표 브랜드 참이슬은 4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어 진로 또한 11.3%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적 전망 또한 밝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천710억원, 524억원,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6%, 340.3% 증가하고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규모는 지난해 1천394억원, 매출 비중은 10%였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까지 순하리 등 리큐르(과일소주) 제품이 수출을 견인했다면, 2022년부터 참이슬 등 일반 소주의 수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 지속성을 위해 일반 소주 수요 확대가 필수인 상황에서 소주 세계화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 공장을 통해 해외 소주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베트남 소주 공장이 2026년 3분기 중 완공되면 2027년부터 해외 소주 판매량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완공 첫해 100만상자를 시작으로 500만상자까지 생산량은 점차 늘어날 전망으로 하노이 공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주류 소비 트렌드도 소주 세계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미국에서 맥주 소비는 다소 둔화한 가운데 위스키, 브랜드 등 스피리츠(증류주) 수요는 늘고 있다"며 "현지에서 소주도 스피리츠에 포함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트렌드 변화로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이트진로는 국내 맥주 시장 확대를 위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켈리만의 고유한 특장점인 원재료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자 '켈리 후레쉬 홉 에디션'을 한정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에디션은 기존의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 100%와 함께 미국 농무부(USDA) 인증을 받은 유기농 홉(제품 내 호프펠렛 0.07% 사용)을 더해 완성했다.
아울러 최근 즐겁고 활기차게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반영해 '테라 라이트'도 선보였다.
'테라 라이트'는 알코올 도수 4.0%, 100ml 기준 25kcal로 구성한 라이트 맥주다. 호주산 100% 청정 맥아를 기본으로 사용한 제로슈거 제품이며, 강렬한 청량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100% 리얼 탄산 공법을 적용했다.
또 라이트 맥주가 가지기 어려운 맥주다운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일반 맥주보다 4배 더 긴 시간을 들여 추출한 맥즙을 사용했다.
특히 테라 라이트는 출시 직후 7월에 예측량 대비 150%를 판매하며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회사는 이달 생산 계획량을 늘리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 라이트는 가정용에서는 대형매장부터 순차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기준 타사 맥주 라이트 제품에 비해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