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가정 전기요금이 평균 13% 상승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363kWh(킬로와트시)로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른 평균 전기요금은 6만3천610원으로, 전년 대비 약 7천520원(13%) 상승했다.
전기요금 상승은 주택용 전기 요금에 적용되는 누진제 때문이다. 누진제는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요금이 더욱 급격히 오르는 구조로, 특히 여름철에는 '300kWh 이하', '300∼450kWh', '450kWh 초과'의 세 단계로 나누어 요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는 더 높은 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기요금이 지난해 8월보다 증가한 가구는 76%에 달했다. 증가한 가구의 평균 요금 인상액은 약 1만7천원이었으며, 요금이 1만원 미만으로 증가한 가구가 39%를 차지했다. 1만∼3만원 구간의 증가폭을 보인 가구는 28%였고, 10만원 이상의 인상폭을 경험한 가구도 1%에 달했다.
특히 가족 수가 많아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가구는 누진 구간을 넘기며 전기요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4인 가구의 7∼8월 평균 전기 사용량은 427kWh로, 2023년 8월에는 이보다 9% 증가한 465kWh를 사용했다면, 전기요금은 약 1만8천원이 오른 9만8천원으로 22.3% 상승하게 된다.
폭염이 전기 사용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폭염일수는 16일로 2016년(16.6일) 이후 두 번째로 많았으며, 열대야 일수는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1.3일을 기록했다. 이러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8월 평균 최대 전력수요는 87.8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구 중 23%는 오히려 전기요금이 감소했다. 한국전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전기 절약이 전기요금 상승을 제한적인 수준으로 억제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전력은 이번 전기요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기요금이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8월 한국의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인 363kWh를 기준으로 할 때, 일본과 프랑스는 한국의 2배 이상, 미국은 2.5배, 독일은 3배 수준의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