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년들의 소비 문화에 다양성이 더해지고 있다. 한정 매장 쇼핑을 비롯해 촬영,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즐길 거리를 향유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영역에서 청년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인기 요소를 들여다 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가치소비·경험 중시"...MZ세대, 팝업스토어에 '열광'
(中) MZ 사로잡은 ‘무인사진관’…인기 비결은 ‘비대면·저비용’
(下) "흥겨운 응원에 패션까지 접목"...MZ새대, 스포츠 문화 '이목'
【 청년일보 】 청년들(MZ세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음식, 춤, 운동 등의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자신을 소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에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명품이나 스포츠, 레저를 통해 SNS에 인증샷을 올리고 자신의 ‘플렉스(flex)’ 생활을 과시하기도 한다. 최근 스포츠 중에서는 야구와 테니스 등에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야구 덕후'가 된 MZ세대...야구 넘어 문화로
한국 프로야구가 지난 15일 누적 관중 1천2만758명을 기록해 출범 42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 시즌 관중 1천만명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뜨거운 인기 비결은 MZ세대와 여성 팬의 공이 크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처음 야구장을 찾았다고 답한 응답자 중 여성 비율은 48.6%, 기존 관람객은 37.2%가 여성이었다. 이들 ‘신규 관람자’ 중 20대가 31.4%, 미혼이 53.2%를 차지해 젊은 싱글들이 야구장에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야구는 승부를 넘어 일종의 나들이나 오락처럼 소비되는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흥겨운 응원문화는 야구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젊은 팬들을 대거 끌어모으고 있다. 관중에게 야구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질문하면 43.2%가 응원문화를 꼽을 정도다.
선수마다 응원가와 구호가 있고 구단 치어리더가 나와 경기 내내 흥을 돋운다. ‘노래는 임영웅, 야구는 김영웅’ ‘리그 1위 고산병 너무 힘들다’ 등 관객들이 재기 넘치는 응원 문구를 경쟁적으로 생산하고, 이 문구들이 방송을 타면서 온라인에서 ‘밈(meme)’으로 재생산되기도 한다.
최근 KIA 치어리더들 응원 춤인 ‘삐끼삐끼 댄스’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에 오르면서 ‘K응원’이 새롭게 부각되기도 했다.
구단들도 '야구 덕후'가 된 MZ세대를 의식한 듯, 2030 소비자를 대상으로 각종 굿즈를 출시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2030대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와 협업을 했으며, 롯데 자이언츠는 인기 캐릭터 유니폼을 출시했다. 두산 베어스 또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유니폼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티셔츠, 후드와 같은 패션 아이템은 물론 카드지갑, 키링, 리무버블 스티커 등 잡화 또한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선수가 입은 유니폼과 모자를 구매해 모방하는 것이 아닌, '내가 골라 꾸미고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야꾸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기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포토프레스(Photo+Express)'로 MZ세대의 감성을 제대로 저격한 것으로 분석된다.
◆ "예쁜 의상에 귀족 스포츠 이미지까지"...테니스에 빠진 MZ세대
최근 MZ세대는 '귀족 스포츠' 테니스의 매력에 빠지고 있다. 테니스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다른 사람과 함께 공을 주고받는 운동이다. 최대 4명까지 복식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테니스는 부담스럽지 않은 인원수와 함께 할 수 있다.
역동적인 움직임이 반복되는 테니스는 레슨과 연습을 통해 자연스러운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스포츠이다. ‘목적’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테니스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운동’이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장을 마련한다.
아울러 테니스의 ‘힙’한 이미지도 MZ세대의 마음을 파고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기를 보여주고 자랑하는데 거리낌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고급 스포츠 이미지가 강한 테니스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모자에 원피스 또는 짧은 치마로 상징되는 예쁜 테니스 의상은 MZ세대 여성들의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없었다.
이처럼 MZ세대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하고 선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이들은 인증샷을 통해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명품에서 스포츠, 레저를 통해 SNS에 인증샷을 올리고 자신의 ‘플렉스(flex)’ 생활을 과시하기도 한다. MZ세대의 SNS 인증샷은 기업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로 파급력이 있다.
다만 트렌드의 중심에 MZ세대가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MZ세대는 수입보다 소비에 더 많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수입이 낮은 저소득층의 명품 소비에 대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처럼 무분별한 과소비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영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MZ세대는 스포츠를 즐기면서도 꼭 사진을 남겨야 직성이 풀리는 세대”라며 “하지만 인증샷을 올리기 위한 과다한 과시욕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MZ세대가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맞지만 플렉스 문화가 지속될 경우 10~20년 후 MZ세대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 사회적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