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경·공매가 본격화되면서 저축은행업권에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가 20일 발표한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 정리 어디까지 왔나'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PF 관련 최종 손실 규모는 최대 3조9천억원에 이를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예상보다 줄었으나 여전히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신평은 이번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가 시작됨에 따라, 저축은행업권이 최소 4천억원에서 최대 1조7천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저축은행업권의 대손충당금·준비금 규모는 2조2천억원으로, 예상 손실 규모와 비교했을 때 추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 조짐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나신평은 부동산 PF 관련 손실 인식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현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서 차지하는 부실우려 비중이 다른 업종보다 크며,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5월에 발표한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 기준 변경 이후, 저축은행업권의 부실우려 사업장 비율은 22.4%로 나타나 증권사(12.5%)나 캐피탈사(8.7%)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실 사업장의 경·공매가 진행될수록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6조9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조4천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자산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7.3%에서 22.2%로 증가하며, 저축은행업권의 부실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와 함께 분양률 부진이 지속되면서 저축은행업권의 추가적인 손실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호' 및 '보통'으로 평가된 부동산 PF 사업장의 분양률은 38.8%로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의 비중은 81.7%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분양이 미진한 사업장들이 '유의' 및 '부실우려'로 재평가되면, 저축은행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나신평은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파킹 거래'를 언급하며, 이러한 편법적 매각이 증가할 경우 부동산 PF 정상화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PF 정상화 펀드'를 통한 부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저축은행업권에 추가 손실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