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국제금융기구로의 인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주요 국제금융기구에서 한국인 직원의 비중이 한국의 지분율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개 주요 국제금융기구 중 한국인이 고위직을 맡고 있는 기구는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그룹(WBG),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8개의 주요 국제금융기구 가운데 7곳에서 한국인 직원 비중이 한국의 지분율보다 낮았다.
ADB의 경우, 한국의 지분율은 5.03%에 달하지만, 한국인 직원 비중은 1.96%에 그쳤다. 세계은행(WBG)에서도 한국의 지분율이 1.69%인 반면, 직원 비중은 0.73%(129명)에 불과했다. IMF 또한 지분율 1.80%에 비해 직원 비중은 1.48%(58명)로 뒤처졌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주개발은행그룹(IDBG)에서는 한국의 지분율이 0.004%에 불과하지만, 직원 비중은 0.3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더욱이, 주요 국제금융기구에서 한국인이 고위직을 맡고 있는 기구는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재, 부총재, 사무총장 등 주요 직책에서 한국인의 진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조달 시장에서도 한국의 점유율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미주개발은행(IDB) 등 6개의 국제금융기구가 운영하는 조달 시장의 총 규모는 440억9천만달러에 이르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1.30%에 그쳤다. 한국의 조달 시장 점유율은 2014년 2.04%, 2015년 3.04%, 2021년 0.97%, 2022년 3.73%로 기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매해 1억원 내외의 예산을 편성해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와 조달설명회를 열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우리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국제금융기구 진출이 너무 저조하다"며 "일회성 설명회 개최에 만족하지 말고 매년 실적을 세밀하게 점검해 실질적인 진출 확대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