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비교,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살며 아직도 직접 발품을 뛰며 사야 하는 상품이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생에 처음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30대 A씨는 이같이 토로했다.
A씨는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평일, 주말의 여유 시간을 모두 활용하며 적정한 가격을 제공하는 자동차 판매자(이하 딜러)를 찾고자 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요구에 부합하는 딜러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약 10여 년 전, 조립 PC를 구입할 때 서울시 용산구의 전자상가를 전전했을 때와 유사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PC의 경우 특정 지역 한 곳만 배회하면 됐지만, 자동차의 경우 지정된 특화 지역도 마땅치 않고, 우후죽순식으로 조건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 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자신의 첫 신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를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주는 업체가 있다.
바로 자동차 생애주기 구현을 지향하는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카랩'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준컴퍼니'다.
◆ "신차 구매 위해 발품 파는 현실"…투명한 신차 정보 제공 목표
준컴퍼니를 이끄는 박근영 대표는 과거부터 자동차 판매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실제 준컴퍼니를 창립하기 이전에는 '자동차 내차 팔기 플랫폼'을 5년간 운영하고, 신차 금융 에이전시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현재 준컴퍼니를 자신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이유도 과거의 노하우가 축적됐기 때문"이라면서 "경험을 통해 소비자 지향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현장의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 과정에서 어떤 애로 사항을 겪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위해 여전히 A씨와 같이 많은 시간을 들여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좋은 조건으로 신차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동호회 카페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오프라인 전시장 등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소비자가 자동차 구매과정에서 쉽게 알 수 없는 비대칭 정보의 존재도 카랩을 운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국산차는 차량 금액은 같지만 딜러 서비스 품목이 딜러마다 전부 다르고 수입차는 각 딜러사마다 프로모션이 다를 뿐만 아니라 동일 딜러사에서도 담당 딜러에 따라 할인금액이 다른 경우가 많다"면서 "또한 국산, 수입 차량에 상관없이 리스·렌트 이용 시 최대 14%까지 딜러 수수료 책정이 가능한데 이러한 것들은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없는 비대칭 정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비교견적을 통한 균일한 신차 정보 제공을 위해 카랩을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카랩과 제휴된 딜러 역시 카랩을 통해 보다 공정한 경쟁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인해 자신의 성과를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던 딜러들이 카랩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실적을 쌓아갈 수 있다는 게 그의 부연이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고속도로 입구에 직접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현수막을 들고 홍보를 하는 딜러들도 있었다"며 "심지어, 지금도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나무 사이에 현수막을 걸고 고전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알리는 딜러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일부 수입차 제조사의 딜러들은 유튜브 등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홍보를 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국산 제조사 딜러들의 판매 방식은 여전히 구시대적 방식에 갇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서 신차 시장이 디지털화 되는데 큰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들 업체들은 여전히 온라인 등 타 채널을 통한 자동차 판매를 내부적으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특정 브랜드에서 판매 대리점에게 공문을 보내온 적이 있는데, 이때 카랩을 특별히 강조 처리해서 '비정상 판매 행위'라고 언급했다"면서 "오히려 스스로는 '카랩이 이렇게 인지도가 있구나'라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소회했다.
◆ "비교견적부터 즉시 출고까지"…카랩, 투명성 앞세워 '고속 성장'
카랩은 소비자와 딜러 간 투명한 거래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준컴퍼니는 지난 2022년 약 1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작년에는 약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의 경우 5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박 대표는 전망했다.
손익분기점(BEP) 역시 넘었다. 준컴퍼니는 최근 4개월 월간 BEP를 모두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트업 시장에서 최근 온라인 플랫폼 사업이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악조건을 고려했을 때, 이는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투자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카랩의 성장은 사용자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출시 이후 3년만에 앱 다운로드 60만, 카-매니저(딜러) 회원 2천458명으로 점차 증가세에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간접적인 성장 지표로 활용되는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도 점진적인 증가세에 있다.
박 대표는 이처럼 카랩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자사의 신속·투명한 다양한 서비스를 꼽았다. 특히, 비교 견적·빠른 상담·즉시 출고·양방향 챗봇 시스템 등의 주요 서비스가 소비자와 딜러 양측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는 간편한 견적 신청으로 전국 딜러의 신차 견적으로 비교 선택이 가능하며, 선택한 딜러와 상담을 받을 때 050 안심번호가 적용돼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랩 운영 초기에 일부 소비자들은 견적을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딜러와 매칭되기를 희망했다"며 "이와 같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소비자의 지역과 가장 가까운 딜러를 매칭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딜러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즉시 출고의 경우 딜러들이 보름 이내에 바로 출고가 가능한 차량을 카랩에 직접 등록해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차량이 급하게 필요한 소비자는 이를 통해 보름 이내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박 대표는 비교 견적·빠른 상담·즉시 출고 등의 서비스가 양방향 챗봇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관리된다고 부연했다. 이를 통해 견적 제공부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자 시스템에 기록돼, 안전한 거래 환경을 보장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카랩은 이외에도 딜러 거래 수수료와 유료회원 이용료·제휴 캐피털 금융수수료 등을 통해 월 평균 4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 "완전한 자동차 생애 주기 구현할 것"…선전 속 투자 전망 '청신호'
박 대표는 추후 카랩이 '완전한 자동차 생애 주기'를 책임지는 플랫폼이 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차 탐색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두 카랩이라는 플랫폼 내부에서 이뤄질 수 있는 선순환을 조성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현재 카랩은 신차 구입 단계의 서비스를 시작으로, 자동차 금융·자동차 보험·신차 패키지·내 차 팔기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0만건 이상의 누적 데이터를 기반 신차 할인 데이터룸을 제공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박 대표는 추후 카랩이 신차 탐색·중고차 판매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점을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신차 백과사전'을 구현해 첫 탐색 단계부터 카랩으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는 온라인 신차구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과정이지만, 내년에는 신차를 넘어 중고차 영역으로 수평적 사업 확장을 진행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중고차 판매자가 기존 보유하고 있던 차량을 판매하고, 신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두가지 사업 영역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신차구매 및 중고차 판매 이후에도, 자동차 관련 용품, 서비스를 플랫폼 내부에서 모두 구매·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토털 플랫폼'을 구현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온라인 신차 구매 서비스 고도화, 중고차 비즈니스 수평적 확장, 자동차 관리 및 위치기반 서비스 제공, 제조사 및 캐피털 전략적 협업 등을 단계적으로 추구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와 딜러의 신뢰를 기반으로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준컴퍼니의 투자 전망도 밝다.
준컴퍼니는 2023년 엑셀러레이터인 '김기사랩'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현재는 프리-A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안으로 클로징을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딜러 여러분들의 신뢰입니다. 카랩만의 '소비자 만족주의'를 무기로 자동차 거래 플랫폼에서 1위 업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매사 진심을 다할 것입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