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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하는 스타트업의 미래] ⑰ 김은선 피플스헬스 대표

"한국 의료 산업의 글로벌화"…아는의사·케이닥·토글닥 등 솔루션 제공
"지속 가능한 생태계 위해 부가 가치 창출 필요성"…의료 선진화 '앞장'
의사이자 스타트업 대표…공급자·소비자 입장서 효율적 해법 적극 모색

 

【 청년일보 】 압구정 일대가 중국·일본 등 이웃 국가는 물론, 북미·유럽 등 먼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저마다 여행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최근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여행 테마가 있다.

 

바로 한국으로 떠나는 '의료 여행'이다. 말하자면 국내의 각종 의료 시설에서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023년 기준 198개국에서 60만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이러한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2019년 기준 방한 외국인 환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의료관광 지출액 3조331억원, 생산 유발액 5조5천억원, 취업 유발 인원 약 4만4천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주간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를 맞이하고, 야간에는 냉철한 이성으로 한국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전개하는 의사이자 스타트업의 대표가 있다.

 

바로 피플스헬스를 이끄는 김은선 대표다.

 

◆ "의사이자 스타트업 대표"…피플스헬스,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제공

 

김 대표는 피플스헬스의 대표이기 이전에 환자를 치료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다.

 

그는 의료 서비스 수준에 비해 더디기만 한 한국의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를 목도하며 피플스헬스를 창업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의료 수준과 접근성은 전 세계 3위 안에 들어갈 만큼 우수하다"며 "해마다 유명 전문지에서 최고의 병원을 선정하는데 상위권에 한국의 병원이 꼭 20~30여개는 포함된다"며 이같은 수치는 미국, 독일에 이은 3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러한 우수한 병원들이 '브랜딩' 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적절히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의료 서비스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지만, 브랜딩화가 부족해 외국에서 한국에 있는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려고 해도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글로벌 의료산업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1%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피플스헬스가 한국 의료 서비스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은 ▲케이닥(K-Doc)이다.

 

'케이닥'은 현지 외국인에게 직접 마케팅을 통해 한국의 선진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외국인 환자가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그는 "개별 병원이 수행하기 힘든 해외 환자에 대한 마케팅을 돕기 위한 서비스"라며 "다른 업계는 이미 온라인 마케팅이 활성화돼 있는데, 의료산업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론칭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케이닥 정식 론칭 후에는 ▲아는의사와 ▲토글닥(ToggleDoc) 등의 솔루션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아는의사'는 '전자문진'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구성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의료 서비스를 글로벌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진찰 과정에서 비효율성을 걷어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자문진을 개발, 도입하고 의사와 환자가 진찰 과정에서 동시에 느끼는 피로감을 제거하는 한편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피플스헬스의 아는의사는 환자가 질문에 답변해 문진 리포트를 만들어 전문의와 상담이 가능하게 해주는 솔루션으로, 다국어 변환 시스템으로 다양한 언어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될 예정이다.

 

'토글닥'은 고객 및 계약을 관리해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 중인 협업 툴로, 국내 다수 병원의 다양한 의료 상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는 CRM SaaS 툴이다.

 

김 대표는 "세계 각지에서 한국의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정보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진찰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고, 의사와의 의사소통이 잘 되게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매년 매출 2배씩 성장 中"…성형 外 기초 의료 서비스 분야 확장

 

김 대표는 이와 같은 피플스헬스의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2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본적인 서비스 개발이 완료된 현 시점에서는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적극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마케팅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매출 구조를 발굴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라며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한 매출 증대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한국 의료산업에 관심이 높은 몽골을 시작으로 현재는 이 지역보다 시장 잠재력이 높은 일본, 미국 등으로 본격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미용·성형 등 기존에도 발전된 의료산업은 물론 치과 등 기초 의료 서비스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실제 피플스헬스의 서비스를 통해 선진화된 한국의 의료산업을 체험한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례로 일본에서 안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한 일본인이 피플스헬스의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선진화된 안과 시술 기술과 제품을 접한 적이 있다"며 "당시 그 일본인 의사가 국내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일본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고도화돼 있다는 평가를 한 적도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또, 의료산업이 비교적 덜 발전된 국가에서 살고 있는 희귀한 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한국을 찾아올 때 피플스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과거와 같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과정이 아닌 투명하고 효율적인 피플스헬스의 서비스를 통해 신속하게 내원하는 환자를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 "지속 가능한 의료 생태계 필요"…"해답은 '의료 산업의 글로벌화'"

 

김 대표는 한국 의료산업의 글로벌화가 개인적 목표이자 회사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며 의료산업을 서비스 공급자(의사) 입장이 아닌 소비자(환자) 관점에서 보니 의료산업 자체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며 "다른 산업과 달리 의료산업은 공급자 중심으로 구조가 형성돼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큰 장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라고 확신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그간 의사로서 내시경 치료 및 시술 분야와 희귀난치성 질환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면서도 "그렇지만, 개인적 노력이 무색할 만큼 우수한 인재 유입이 줄어드는 등 의료 생태계가 점차 붕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껴왔다"고 소회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근본적인 요인으로 젊은 의사들의 혹독한 근무 시간과 낮은 임금 등 열악한 노동 조건을 거론했다. 또한,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만으로는 한국의 우수한 의료산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그는 "좋은 인재를 계속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며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의료산업을 글로벌화해 외국인 환자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의료인들이 잘 만들어 놓은 선진적 의료 생태계가 글로벌화를 통해 더욱 지속 가능한 형태를 갖추고, 다양한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하는 게 의사이자 스타트업의 대표로서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 "미국부터 중동까지"…업계 연대 통한 '의료산업 글로벌화' 선도

 

김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 케이닥의 미국·일본 진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유럽 및 중동 등 구매력이 높은 시장을 발굴해 한국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각 국가마다 한국에서 받고자 하는 의료 서비스의 유형은 천차만별"이라며 "이와 같은 국가별 환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적합한 병원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앞서 밝힌 미국·일본 시장에 대한 성공적 진출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프리-A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피플스헬스가 외국인을 넘어 국내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막상 몸이 아파 큰 병원을 찾고자 할 때 어떤 의사, 병원에 가야 하는지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은 미국과 달리 하나의 의료보험 체계로 돼 있고, 의사들이 영리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 복지적 관점에서의 의료 서비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를 '산업화' 한다는 데 국내 의사, 환자들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접근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동종업계의 스타트업들과 연대를 구축해 한국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를 함께 추진해 나가길 소망하며, 다음과 같은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피플스헬스를 포함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각기 역할을 수행하며 연대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의 의료산업이 전 세계에서 삼성·LG 등 글로벌 기업과 견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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