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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패스트패션'의 빛과 그림자...지속 가능한 소비로 가는 길

 

【 청년일보 】 신속한 생산과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은 그 명칭 만큼이나 빠르게 전 세계 패션 시장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폐기물 처리 등으로 야기되는 환경오염 심화라는 복병이 숨어있다.

 

패스트패션은 현대 소비사회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이름 그대로 빠르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패션을 뜻한다.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매 시즌 수십, 수백 개의 신상품을 쏟아내며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새 옷에 대한 소비를 유도한다. 이처럼 패스트패션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트렌드 주기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매일 손짓하고 있다. 

 

반면 패스트패션은 이와 동시에 '일회용 패션' 문화를 형성하며 지속 가능한 소비와는 거리가 먼 소비 패턴을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패스트패션은 재생 불가능한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대부분 소각·매립 등의 방식으로 폐기돼 지속 가능한 환경 구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분리된 폐의류 발생량은 약 10만6천536톤(t)에 달하며, 이중 폐섬유 발생량은 1만2천680t에 육박한다.

 

종량제 방식으로 혼합 배출된 폐섬유 중 재활용된 양은 4만3천835t으로, 전체 혼합 배출량 36만8천397t 중 약 11.9%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폐섬유의 재활용 비율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수거된 폐의류는 대부분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의류 수거함을 통해 재활용되거나, 수거업체를 통해 세탁·수선·개조 작업을 거쳐 수출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만든 웹사이트 '경제복합성 관측소(OEC)'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국은 세계 5위의 중고 의류 수출국이다. 말하자면, 한국은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폐의류 상당량을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과 피해를 회피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패스트패션의 부작용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면서 소비자들 역시 단순히 저렴한 옷을 넘어 환경·윤리 등 ESG적 요소를 적극 고려하는 소비 방식을 찾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ESG 경영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60%가 넘는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ESG 활동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ESG 활동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70%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 역시 친환경 소재 활용, 공정 생산방식 도입, 폐기물 감축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트렌드는 폐플라스틱 병이나 버려진 섬유를 재활용해 옷을 만드는 '리사이클 패션(recycle fashion)'이다.

 

리사이클 패션은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한편, 새로운 디자인 가능성을 함께 제시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기존에 버려진 제품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은 독창적인 패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지속 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한 최선의 방식을 고민하는 일부 업체와 달리, 패스트패션 기업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가장한 '그린 워싱(greenwashing)'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와 업계의 노력을 기만하는 행태도 감지되고 있다.

 

그린 워싱이란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마케팅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만 강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일부 업체의 그린 워싱 제품은 지속 가능한 패션산업을 위해 노력하는 업계 전반의 노력에 대한 신뢰를 반감시키는 한편, 소비자의 믿음 역시 저버리는 행태로 지적받아 마땅하다. 

 

결국, 변화는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옷을 구매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품질과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작지만 큰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빠르게 소비하고 버려지는 패스트패션의 시대에, 진정한 '패션'의 의미는 무엇인지 성찰해 보는 자세 역시 진정한 '패셔니스타'의 필수 소양이 되길 바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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