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달 주택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설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10개월 만에 감소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1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천667조7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9천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천억원 줄며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말 은행권 대출 규제로 인해 증가했던 제2금융권 대출도 5천억원 줄며 위축됐다.
대출 종류별로 살펴보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3조3천억원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전월(3조4천억원)보다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4조2천억원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서도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천140조5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5천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4천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은 1조7천억원 증가해 904조3천억원을 기록했으나,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5조3천억원)은 2조1천억원 줄었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설 상여금 등으로 대출 상환이 늘면서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박 차장은 "2월에는 기타 대출 감소 폭이 줄어들면서 전체 은행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주택 거래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도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기업 대출은 1월 7조8천억원 증가해 잔액이 1천322조9천억원에 달했다. 대기업 대출이 6조1천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1조8천억원 증가했으나, 개인사업자 대출은 3천억원 감소했다.
박 차장은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상환됐던 대출이 재취급됐고, 부가가치세 납부 및 설 명절 상여금 지급을 위한 자금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신(예금)도 감소했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천401조3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33조3천억원 줄었다. 이는 연말 재무비율 관리 차원에서 유입된 자금의 유출과 부가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시입출식예금이 32조3천억원 줄었고, 정기예금 역시 2조4천억원 감소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