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 판매대.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419177_ed81f6.jpg)
【 청년일보 】 전세계적 K-푸드 인기로 라면 수출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라면 빅3인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의 실적에 희비가 교차한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12억5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앞서 2019년에는 4억7천억원대였으나 5년만에 3배가량 늘어났다.
1월 한국 라면의 해외 수출액 역시 1억750만달러(한화 약 1천56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었다.
앞으로도 라면을 필두로 한 K-푸드 유행은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에도 새로운 수출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 삼양식품, 지난해 매출액 1조7천300억원 기록…영업이익 사상 첫 '3천억원' 돌파
삼양식품은 라면 3사 중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1조7천300억원, 영업이익 3천442억원, 당기순이익 2천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 133%, 115% 증가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수익성 높은 해외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천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12%에서 지난해 20%로 확대됐다. 회사의 수출 비중도 지난해 3분기 기준 77%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최근 실적.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504609_c88d3d.png)
특히 미국과 유럽 내 불닭브랜드 인기가 확산되며 물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삼양식품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생산시설을 확충해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둔 밀양2공장은 총 1천838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이다. 밀양2공장에는 연간 최대 6억9천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6개 라인이 갖춰져,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확대된다.
회사는 지금까지 해외 공장 없이 모든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내 수요가 급증하며 첫 해외생산기지 구축에 돌입했다.
삼양식품은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약 2천14억원을 투입해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생산법인 '삼양식품(절강) 유한공사'(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은 삼양식품 수출의 25~30%를 차지하는 주력 수출국인만큼, 중국공장은 중국 내 수요를 전담하는 공장이 될 것"이라며 "국내공장은 미국 및 유럽 등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국의 물량을 담당하는 공장으로 활용해 해외 수출물량 증가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두바이 '소스 익스체인지'.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465901_11cf2a.jpg)
또 회사는 해외 판매법인을 앞세워 주요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일본 도쿄, 미국 LA, 중국 상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유럽 네덜란드 등 총 다섯개 지역에 해외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법인들을 통해 판매망 확장, 현지 맞춤형 마케팅 등으로 매출 확대와 현지 시장 내 입지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국가별 맞춤형 불닭 제품, 불닭소스 등으로 불닭브랜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지난해 신규 론칭한 '맵(MEP)' 브랜드를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농심, 내수 둔화·원가 부담 등으로 실적 영향…'신라면 툼바' 필두로 해외 진출 박차
농심은 상대적으로 아쉬운 실적을 냈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은 3조4천387억원, 영업이익은 1천631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5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1%, 8.1%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매촉진비 부담 확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농심 최근 실적.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489658_6c6324.png)
농심 역시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9월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드는 모디슈머 레시피 '신라면 투움바'를 제품으로 구현한 '신라면 툼바'를 국내에 선보였다.
신라면 툼바는 출시 4개월만에 국내에서 2천5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회사는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나서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신라면 툼바 현지 생산에 들어간 미국은 아시안마켓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에서는 6월부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며, 농심은 미국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사각용기면 타입의 신라면 툼바를 3월 말 출시,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신라면 툼바를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Woolworths)'와 일본의 CVS 1위 유통업체 '세븐일레븐'에 입점을 확정했다. 각각 3월과 4월부터 해당 유통채널 전점에서 동시 출시된다.
울워스는 호주 전역에서 약 1천100여개 매장을 운영, 유통시장 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은 일본에 2만1천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호주, 일본 외에도 중국, 동남아, 영국 및 EU 등에 신라면 툼바 입점을 추진 중이다.
![농심 신라면 툼바 미국 현지 푸드트럭 이벤트. [사진=농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462869_3638b5.jpg)
아울러 농심은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할 예정이다.
농심이 유럽법인 설립에 나선 것은 유럽시장의 성장세와 다양성 때문이다. 유럽 라면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0억달러 규모로, 특히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연 평균 12%의 신장률을 보일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농심의 유럽 매출은 연 평균 2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하며 공격적인 시장관리를 위한 법인 설립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등 매운라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을 가진 농심 제품 라인업이 유럽시장 공략에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요 제품의 입점 확대와 현지 식문화 맞춤 제품 개발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2030년 3억달러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테스코(Tesco, 영국), 레베(Rewe, 독일), 알버트 하인(Albert Heijn, 네덜란드), 까르푸(Carrefour, 프랑스 및 유럽 전역) 등 유럽 핵심 유통채널에 대한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 판매규모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오뚜기, 美 식품 박람회 참석 등 해외 확대 채비 마쳐…할랄 제품 상반기 출시 예정
오뚜기는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금융정보 분석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는 작년 매출액 3조5천29억원, 영업이익 2천400억원, 당기순이익 1천63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0%, 0.80% 늘었고, 영업이익은 5.85%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연결 편입 등 사업구조 변화와 관련된 영업 실적 개선효과가 주요 제품의 견조한 판매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과 맞물려 경기 둔화에도 불구, 영업 실적이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베트남 등 해외 부문의 영업 실적이 성장 중이며, 해외 신규 법인 설립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단기 정비 관련 비용 투입에도 중장기 측면에서 의미 있는 수준으로의 해외 비중 증가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뚜기 최근 실적.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468348_a0328b.png)
앞서 오뚜기는 2023년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는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를 꾸준히 준비해 왔다.
이후 지난해 8월 오뚜기는 영문 표기를 기존에 사용하던 'OTTOGI'에서 'OTOKI'로 새롭게 변경하기도 했다.
그동안 기존 영문 표기 철자가 다양하게 발음되는 등 발음상 어려움과 혼동이 있었으나 리뉴얼을 통해 오뚜기를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오뚜기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 참가했다. [사진=오뚜기]](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7741458664_efb595.jpg)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K-라면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의 해외 수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에 회사는 올해 초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2025 윈터 팬시 푸드쇼(2025 Winter Fancy Food Show)'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는 포부다.
당시 오뚜기는 전년 대비 규모를 확대해 팬시 푸드쇼에 참석했고, 외국인들을 위해 진라면과 보들보들 치즈라면(이하 치즈라면) 등 해외 수출용 패키지를 새로 선보였다.
이 중 치즈라면은 오뚜기가 미국, 중국, 대만, 홍콩 등 약 39개국에 판매하고 있는 수출 전용 제품이다. 해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2022년 4월 미국과 2023년 10월 중국에 수출용 볶음면 2종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국내 시장 대비 큰 시장인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서 지난해 말 무이(MUI·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는 할랄 인증 라면의 경우 올해 상반기 내 현지시장에 런칭할 예정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국내 기업들도 현지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뚜기 역시 현재 미국 시장에서도 신규 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 공장 부지는 확정됐으나 미국 정부의 최종 인허가를 기다리는 중으로 신설 공장의 생산품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는 오뚜기의 새로운 글로벌 시장의 포문을 여는 해가 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 박람회 참여(브랜드 홍보, 신규거래처 발굴) 및 신규 국가(시장) 개척, 현지 로컬유통 입점 품목 확대 등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